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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잠자리

                        파란 잠자리                                         
                                                                                  윤정화
 
아이는 늦은 오후쯤이면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집으로 돌아오는 엄마를 기다린다.
어느 날, 아이는 나뭇가지 위에 있는 작고 파란 잠자리를 보았다.
파란 잠자리는 나뭇가지 끝에 앉아 아이 쪽을 보고 있다.
잠자리는 파란 물감을 뒤집어쓴 것처럼 꼬리도, 눈도, 얇은 날개도 모두 파란색이다.
아이는 잠자리에게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다음날도 잠자리는 여전히 나뭇가지에 앉아서 아이 쪽을 바라본다.
그다음 날도 아이는 잠자리를 본다.
아이는 파란 잠자리가 앉아 있는 나뭇가지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손을 뻗는다.
잠자리는 그만 날아가버린다.
그날 밤, 별 하나가 유난히 반짝이는 하늘
파란 잠자리는 날개를 펴고 하늘로, 하늘로 별을 향해 높이높이 날아오른다.
 
스카이 11801792 현재 시각 0시 52분,
지구 관찰을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잠자리의 작고 많은 눈은 수많은 정보를 저장하기에 좋은 모양이다.
지구의 식물, 지구의 동물, 지구의 날씨에 대해 조사를 끝냈다.
그리고 지구별 아이에 대한 관찰도 끝냈다.
지구별 아이의 호기심 가득한,
어쩌면 까만 눈동자를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파란 잠자리] 부분
 
[작가프로필]
김포문학 수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김포문인협회회원, 셀프출판 마이네임북 대표, 유아교재기획 개발, 에듀크리에이터, 숙명여대대학원 아동문화 컨텐츠 전공, 작품집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말] [콩콩콩 같이 뛰어요] 등을 출간했다
 
[시향詩香]
날개가 있는 것은 추락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날개가 있으므로 비상한다. 상상은 무한 세상을 내 것으로 만든다. 전능자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기인이 되고 기묘자가 된다. 말이라는 것이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마 내 말에 색깔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세상은 어떤 꽃의 향기일지 사뭇 궁금하다. ‘파란 잠자리’와의 대화, 예쁜 동화 한 편을 읽으면서 한정된 지면상 글꽃의 향기를 다 옮기지 못한 것이 몹시 아쉽다. 일상에서 있을 수 있는 단조로움을 우주적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작가의 기상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무한함을 지닌다. 작가는 미래적이거나 혹은 현대적 감각이거나 그런 기발한 발상의 가치를 좇는 특별함은 갖춰야 한다는 것에 중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황무지를 개척해 나가는 모더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파란 잠자리’, 어느 별나라 샛노란 동심의 발현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것 같다.
글 : 송병호 (목사/시인)) 

윤정화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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