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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에 답이 있다】<38>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
   
▲ 오강현 시의원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수여 간들 엇더리.                                
           
<함께 감상하기>
 
이 작품은 조선 시대 기생 황진이의 시조로 ‘청산 속에 흐르는 시냇물아, 빨리 흘러간다고 자랑마라. 한 번 넓은 바다에 다다르면 다시 청산으로 돌아오기 어려우니 즉, 한번 늙거나 죽으면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올 수 없으니, 밝은 달이 산에 가득 차 있으니 쉬어간들 어떻겠는가.’라는 내용의 노래이다.
 
세월은 빠르고 인생은 덧없는 것이니,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자고 기녀다운 호소력을 보여 주는 시조이다. 중의법으로 쓰인 ‘벽계수’는 흐르는 물과 왕족인 벽계수(碧溪水)를, ‘명월(明月)’은 달과 황진이를 동시에 의미한다. ‘청산’은 영원한 자연을, ‘벽계수’는 덧없는 인생을, ‘수이 감’은 순간적인 인생의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시조의 주제는 인생의 덧없음과 즐겁게 사는 삶에 대한 권유로 볼 수 있다.
 
나이 들수록 달라지는 것이 있다. 그 하나가 결혼식보다는 장례식을 더 자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장례식장을 가보면 하는 얘기가 대부분은 후회이다. 왜 살아 있을 때 하지 못했을까. 왜 살아 있을 때 함께 대화하고 밥 먹고 함께 지내지 못했을까. 이런 후회들을 많이 한다. 그러면서 망자를 생각하다가 내 삶으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옮겨지면서 장례식장을 등 돌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늦은 밤에 장례식장을 다녀왔다가 꿈속에서 부모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삶에 대한 나와의 약속을 시(詩)로 표현한 것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새벽/ 첫 눈을 뜨고/ 일어난 잠자리를/ 뒤돌아 봅니다//
 
다시 일어났구나/ 잠에서 깨지 않았다면/ 숨이 멈췄다면/ 저 자리는 마지막 잠자리//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잠자리를 바라보며/ 꿈처럼 생생한 마지막 모습/ 곱게 누운 당신과 당신이 보입니다/ 다시 일어나지 못했던 침대//
 
오늘 내가 일어난 잠자리를/ 다시 봅니다 물끄러미/ 그리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매일을 생일(生日)처럼 살자구나
 
 
『첫 눈을 뜨며』 오강현 시(詩)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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