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왜 그토록 까르륵 웃었을까?
   
▲ 유인봉 대표이사

전염병에 대해 전혀 처음 당해보는 일이라우리는 많은 존재감을 잃어버리고 있다사는 것 같은데 사는 것 같지 않은 시간감각과 지금까지의 가치와 자신감을 날려버리고 있다

더구나 쌓아가는 것이 인생인 줄 알았던 삶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폐기되고 있다가지면서 누리던 기쁜 날이 지금은 매력도 품격도 모두 빠지고 있다살기 위해 바쁜 시간이어야 하는데 강제로 흩어지고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다

더구나 ‘마이삭’에 연이어 달려온 10호 태풍 ‘하이선’을 고이 보내고 싶은 하루이다기상이변의 강풍, 9월하고도 7일이다한 해의 시작을 앞두고 시작된 어려움들이 초가을을 맞아서도 지역감염은 130명을 넘어섰다

멈추어 선 시점에서는 지나간 날들이 다시 방금 일처럼 되살아 나온다

추석을 얼마 앞두고첫 아기를 낳았다

“아기가 콩설기를 먹으면 쑥 나올거다”라며 풋콩을 까고 설기를 직접 쪄서 김이 무럭무럭 나는 떡을 떼어 먹이던 좋은 형님과의 오랜 기억이 어제 같다

정말 거짓말 같이 콩설기를 먹고 그 밤중에 아기를 낳았다.   

올해는 많은 가족들이 떨어져서 보내야 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 같으니 함께 도란도란 떡을 뗄 수 있는 그럴 수 있는 복이 있을지나 모르겠다.

모두가 누룰 수 없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만 어디까지일까는 아무도 모른다

자신의 비참한 모습도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단련받는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어떤 힘든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이들로 변하게 될지 모른다는 소망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서 해 나가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길가의 그토록 북적이던 까페에 의자가 모두 탁자위에 올라앉은 모습에 가슴이 덜컹했다오늘의 현실이라는 이미지가 완벽하게 밀착된 모습이다

일터가 멈추어진 일상의 벽한 치 앞을 모른다고 하지만그래도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태풍이 지나가는 날 점심대신 감자를 쪄 호호 불며 먹으면서 까르르 웃었다평상시 같으면 그토록 까르륵하고 웃었을까작은 일에도 까르륵 웃음이 나온다.

웃을 일이 없는 것 같은 환경인데 과거의 실패담조차 이야기를 하다보면 갑자기 서로 웃음이 솟구친다순간의 웃음하나로 절망적인 상황을 벗어나는 거다큰 위험과 풍파에 포위당하고 휩쓸려도 다시 일어서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웃음 한 조각의 파동으로 부터이다.

"집에 머물라"는 신호에 응답하며 삶을 느끼고자 하니 생각보다 느낌이 더 현실감이 난다‘죽을 일이 아니면 다 괜찮다는 마음’

죽고 사는 문제가 코 앞에 대두된 이세상의 가장 부정적인 조건에서 나오는 담대하고 새로운 일상이자 속마음이다

자가격리중인 이도 있다목소리에 묻어나는 색감이 다른 때보다 더 진실하고 내 마음과 같은 정다움으로 진지하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큰 고통과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 결국 본질만 남나보다순수함이 담긴 목소리로 전해지는 이웃에 대한 보다 더 애뜻하고 새로운 경험.

순간 순간을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게 살 일이다내일 일을 염려하지 않는 정신으로 누구나 처음 겪는 일들을 살피며 가자.

하루종일 마당을 쓸고 태풍이 지나가는 길이지만 손 볼 곳들을 손을 본다오랜 시간을 지나며 나사도 녹이 슬고 수도관들도 교체했다사람도 먼저 나중만 있을 뿐앞으로 며칠, 몇 년, 몇 십년이면 모두 먼지가 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진정한 깨달음이란 어떤 경우에도 죽음을 개의치 않고 태연하게 살아가는 거다.

여기까지 지나온 삶이 순간이었음을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기특하기도 하다그때는 삶이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모를 때였다돌아보니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순간 느꼈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인봉 대표이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