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의미로 예로부터 추석과 더불어 민족의 가장 큰 명절로 손꼽히는 설이 곧 다가온다.

이곳은 통진읍에 위치한 마송 5일장. 1954년 6월 개장한 이래 요즘도 하루에 600명 이상의 손님들이 다녀가는 마송장은 김포에서 김포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설 대목을 잡으려는 상인들의 분주한 모습과 저렴한 가격에 설 성수용품을 장만하려는 손님들로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풍경, 언제 봐도 정겨운 재래시장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호떡장사서부터 생선장사까지. 있을 것은 다 있고 없을 것은 없다는 노래가사처럼 온갖 설 성수용품을 가지고 나온 상인들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더 많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뤄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겠지만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의 등장으로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 상인들이 표정에는 걱정이 담겨 있다.

생선 가게 상인은 “김포장을 비롯해 벌써 3번째 장을 돌고 있는데 물건이 나가질 않는다”며 “아들 등록금 장만하기도 버겁다”고 걱정에 한숨까지 더한다.

야채를 팔고 있는 할머니께서는 “몇 년 전만해도 장이 있는 날이면 군인 가족들과 아파트 주민들로 바글바글했는데 이제는 명절 대목이 코앞인데도 손님들이 없다”며 한탄했다.

마송장을 찾은 손님들 역시 마송장의 설 대목 풍경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는 분위기다.

설 명절이라서 이것저것 준비할 것은 많은데 물가가 너무 오른데다가 가계경기는 바닥을 기고 있어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표정들이다.

한 손님은 “오히려 작년보다 설 성수용품을 장만하는데 힘들다”며 “올해는 너무 비싸서 작년 보다 간소하게 준비 해야겠다”고 말한다.

설을 몇일 앞둔 마송장의 풍경은 예전 같지 않았다. 설 대목을 노리고 장사하시는 상인들이나 알뜰 구매를 원하는 손님들 모두 예전의 넉넉하고 푸짐했던 마송장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마송장 구석구석에서 재래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넉넉한 인심과 가격 흥정의 오는 재미는 여전해 사람 사는 것이 이런 것임을 느끼게 한다.

좀 더 싸게 달라는 손님과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상인사이에서 오고가는 흥정 속에서는 재래시장의 매력인 깊은 속정을 느낄 수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에서는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하고 있다. 우리의 것이 하나 둘 사라져 가는 요즘, 김포의 재래시장도 설 자리를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추운 날씨 속에 경기 한파까지 겹쳐 마송장을 찾는 상인들이나 주민들의 옷깃을 여미게 만들지만 여전히 살아 숨쉬는 재래시장만의 훈훈한 정으로 민족의 대명절인 설은 따뜻하게 맞이하길 바란다.

서현덕 시민기자  yomicchec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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