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고전 속에 답이 있다】<25>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
   
▲ 오강현 시의원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져 쟝스야, 네 황후 그것이 무서시라 웨는다, 사쟈.
외골내육(外骨內肉), 양목(兩目)이 상천(上天), 전행후행(前行後行), 소(小)아리 팔족(八足) 대(大)아리 이족(二足), 청장(淸醬) 아스슥 하는 동난이이 사오.
쟝스야, 하 거복이 웨지 말고 게젓이라 하렴은.    
               
<함께 감상하기>
 
이 시조는 작자미상의 사설시조이다. 내용을 현대어로 해석해 보면 여러 댁들이여, 동난지를 사시오. 저 장수야, 네 파는 상품을 무엇이라 외치느냐? (그 물건을) 사자. 껍데기는 딱딱하고 속에는 연한 살이 있으며, 두 눈은 하늘을 향하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작은 다리 여덟 개에다 큰 다리가 둘이라, (씹으면) 청장이 아스슥 소리가 나는 동난지 사시오. 장수야, 그렇게 거북하게 외치지 말고 (쉽게) 게젓이라 외치려무나라는 내용의 시조이다.
 
이 사설시조는 평민의 생활 감정을 담은 익살맞은 시조로 게젓 장수와의 대화로 기록되었다. 서민 문학으로서의 사설시조에서 평민 작자의 대담한 문학 정신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대화 형식에다가 재담과 익살로 엮어진 점과 상거래의 내용을 보여 준 것이 다른 사설시조와의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조는 게젓이란 간단하고 쉬운 우리말이 있음에도 어려운 한문 문자로 외치고 다니는 게젓 장수를 빈정대고 있다. 즉 오직 한문만을 뽐내는 양반 계층을 은근히 꼬집은 풍자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설시조에는 동난지이, 즉 게젓을 통해 서민들의 상거래 장면에서 현학적(衒學的)인 한학자들, 양반 계층을 우회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이 시조를 보면서 임진왜란 이후 주로 발생한 서민문학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사설시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조선시대를 비판하는 가장 핵심적 내용을 표현하면 허례허식이다. 이를 풍자하는 대표적인 산문문학에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사구시를 강조한 이용후생학파의 가장 대표적인 학자인 연암 박지원이 있다. 연암은 허생전, 호질, 양반전 등을 통해 자신도 양반 신분임에도 허례허식(虛禮虛飾)으로 가득한 양반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이런 허례허식이 양반 계층이 사라진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선출직 시의원으로서 다양한 행사에 참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행사의 면면을 보면, 담으려는 내용보다는 형식에 치우친 행사가 있는가 하면 실질적인 내용을 위주로 행사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형식과 내용이 모두 잘 갖추어진 행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가정에서도 허례허식이 남아 있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실속은 없으면서 겉으로만 거창하게 꾸며 실속도 정성도 없는 허례허식, 특히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의 관혼상제에 이런 허례허식이 아직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정치적 변화가 있어서 그런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공식적인 정부 행사를 눈여겨보면 예전과 사뭇 다르다. 얼마 전에 있었던 610 행사, 5월에 있었던 518행사 등에서도 형식에 치우치기보다 메시지를 중심으로 정부 행사가 진행되었다. 참 다행이다. 정부 행사부터 이렇게 모범을 보여 주니 각 지자체, 사회단체, 가정, 개인까지 낡은 형식에 치우친 관행이나 관례가  아닌 내용과 메시지 중심으로 점점 쇄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짭짤한 게젓이 생각난다.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강현 시의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