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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에 답이 있다】<22>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
   
▲ 오강현 시의원

말 업슨 청산(靑山)이오, 태(態) 업슨 유수(流水)로다.
갑 업슨 청풍(淸風)이오, 님자 업슨 명월(明月)이라.
이 중(中)에 병(病) 업슨 이 몸이 분별(分別) 업시 늘그리라.      
                 

<함께 감상하기>
 
이 시조는 성혼의 작품으로 말없이 푸르기만 한 것은 청산이요, 모양 없이 흐르기만 하는 것은 흐르는 물이로다. 값이 없는 것은 맑은 바람이요, 임자 없는 것은 밝은 달이라. 이 아름다운 자연에 묻혀 사는 병 없는 이 몸이 근심 없이 늙으리라는 내용이다.
 
말 없는 청산과 모양이 없는 유수를 벗하며 세속의 명리(名利)보다는 학문에 뜻을 두고 살아가는 옛 선비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업슨’이라는 시어의 반복이 표현 기교를 돋보이게 하는 작품으로 풍류적, 전원적, 달관적 성격의 시조로 한정가(閑情歌)로 볼 수 있다. 비슷한 구절의 반복을 이용한 대구법과 사물을 사람처럼 표현하는 의인법을 활용하여 자연을 벗 삼는 즐거움, 자연 귀의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조선 시대의 사대부들은 자연에서 정신적인 안식을 찾고자 했다. 그들에게 자연은 멋과 풍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고 이 작품에서처럼 속세의 어지러움과 대비되는 탈속적 공간이며, 전원의 구체적 생활공간이었다. 이처럼 그들은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며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했다. 성혼의 이 작품은 사대부의 자연에 대한 의식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전형적인 시조이다.  
 
오늘날에도 노년을 건강하게 자연과 함께 살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는 분들이 참 많다. 요즘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로그램 중에서 ‘나는 자연인다’라는 프로가 있다. 아마도 병없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모습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프로가 아닌가 한다. 각박한 현실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지치고 지친 현대인들이 가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은 곧 자연이다. 거기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병을 치유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 그런 삶을 다른 어떤 프로보다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기에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한다.
 
지금과 같은 인구 증가 추세라고 한다면 2021년이면 김포시는 인구 50만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돌이켜보면 서울에 살다가 2002년 김포시 풍무동으로 이사를 했다. 큰 결심을 하고 김포를 선택하여 이사를 오게 된 계기는 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기 위해서였다. 약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물론 좋아진 점도 있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환경이다. 최초에 김포에 왔을 때의 자연적 모습은 도시화되면서 주변에 똑같은 아파트가 다수 세워지고 우리 주변의 자연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그 무엇보다 아쉽다. 지금이라도 자연과 인간이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김포가 되었으면 한다. 결국 특별한 공간, 자연으로 귀의하기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잘 조성하여 더욱 자연적 공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더 늦기 전에.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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