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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

      장날
                               김일순

장에서 돌아오는 엄마
아기 새 입들이 기다렸다
오종종 보퉁이 풀면
삼대독자 둘째 역도표 원기소
응석받이 막둥이 꽃 양말
머리숱 많은 내 나비머리핀
그리고
엄마 아부지 똑 닮은 듯
자반고등어 한손 다정히 포개있다
옹색한 살림
잠깐씩 볕들던 오래된 기억 있다
 
[작가프로필]
경기문학공로상과 김포문학공로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통진문학]발행인과 통진문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포문인협회회원으로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시향詩香]
“거, 샘재 박씨 아제네 별일 없죠?.” 좌판마다 이웃의 안부로 판이 깔리는 닷새장, 곰삭은 묵은 지 같은 텁텁한, 네이버도 짚어내지 못할 사람 냄새가 난다. 각설이 타령에 배꼽 고무줄이 힘주고, 할머니 따라나선 손주 뻥튀기 호루라기에 뒤춤에 숨어 얼굴만 빼꼼이 내미는 해맑음, 원기소와 자반고등어의 소용의 가치, 시인은 모양내지 않은 문체로 어머니의 장바구니를 셈한다. 그렇다고 장마다 자기 몫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묻지도 않은 “눈깔사탕 아제가 아프다더라.” 엄마는 삶이 곤고한 만큼 자식들 보기에 미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등어 한손이 부부사랑으로 반전의 대미를 장식한다. 어쩌면 시인의 살가운 성정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19도 진정되고 돌아올 장날엔 자반고등도 한손 사고 순대국밥집에도 들러와야겠다. 언제 만나도 반가운 친구 “왕순대는 덤이다 제수씨 몫이여.”
글 : 송병호 [목사/시인]

김일순시인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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