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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14>
   
▲ 오강현 시의원

백설(白雪)이 자자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
반가온 매화(梅花)는 어느 곳에 픠엿는고.
석양(夕陽)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함께 감상하기>
 
이 작품은 이색의 시조로 흰 눈이 잦아진 골짜기에 구름이 험하구나. (나를) 반겨줄 매화는 어느 곳에 피어 있는가? 날이 저물어 가는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을 모르겠구나라고 노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국충정(憂國忠情)과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한 시조로 해석된다.
 
작품의 내용을 해석해 보면 고려의 유신(遺臣)으로 기울어져 가는 나라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고려말 조선초의 시대적 전환기에 처한 지식인의 고민을 ‘석양(夕陽)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라는 탄식 속에 묻으면서 그래도 어디선가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매화(救國志士)’와 연결하여 그 정을 더해 주고 있다. 표현에서는 ‘백설은 고려 유신, 구룸은 신흥 세력인 이성계 일파, 매화는 우국지사(구국지사), 석양은 기울어져 가는 고려’ 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었다. ‘매화’의 원관념은 나라를 걱정하고 구하려는 인재를 의미한다. 조선 건국을 위한 신흥 세력은 날로 팽창하고 고려 왕조는 점점 기울어져 가는 상황에서 왕조를 다시 일으킬 우국지사(憂國志士)를 기다리는 안타까운 심정이 나타나 있다.
 
김포에도 봄이 왔다. 노란 개나리가 피고 하얀 목련이 봄 햇살에 화사하다.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진달래와 철쭉이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분명 봄이 왔다. 그런데 올 봄은 몹시 춥다. 흥얼거렸던 ‘꽃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앤딩’을 들을 수 없다. 국가적 재난상황, 아니 전 세계적인 재난상황으로 이탈리아는 만 명의 사망자가 넘어서고 있다. 이란, 중국, 미국 등등 코로나19로 인한 대참사로 전 세계가 재난상황이다. 그래서 겨울보다 더 추운 봄을 보내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매화’이다. 우국지사다. 나라를 걱정하고 구하려는 인재가 필요하다. 과연 현재 우리에게 인재란 무엇일까?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할 백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까지 퇴치할 백신 말이다. 아마도 이 백신을 개발하는 이가 구원자가 되지 않을까. 백신 개발자 말고도 또 하나의 매화가 필요한데 지금 어려운 상황, 주변 이웃을 위해 나선 봉사자들이 곧 매화다. 또한 서로 배려하고 연대하는 마음이 곧 매화는 아닐까.
 
진정한 봄은 반드시 온다. 그런데 이 봄은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서로 배려하고 연대하는 과정 속에 사실 봄은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른다. 김포의 봄, 대한민국의 봄, 세계의 진정한 봄이 오길 이 밤 간절히 기도한다.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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