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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10>
   
▲ 오강현 시의원

천만리(千萬里머나먼 길에 고흔 님 여희옵고

내 마음 둘 데 업셔 냇가에 안쟈시니

져 물도 내 안 같하여 울어 밤길 녜놋다                               

<함께 감상하기>

조선 세조 때의 왕방연의 시조로 천만 리 머나먼 곳영월에다 고운 임단종과 이별하고 슬픈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냇가에 앉아 있으니흘러가는 저 냇물도 내 마음 같아서 울면서 밤길을 흘러가는구나라고 노래하고 있다 

지은이가 금부도사가 되어 영월로 귀양 가는 단종을 압송해 갔을 때 지은 작품이다어린 임금을 두메산골인 강원도 영월에 두고 돌아오는 길의 괴로운 심정을 읊고 있다어쩔 수 없이 어린 임금을 유배지에 남겨 두고 되돌아 와야만 했던 죄책감과 가련한 심정을 냇물에 의탁하고 있다.

임금을 이별한 애절한 마음유배 생활을 하게 된 임금에 대한 연민과 사모를 담은 노래로 일반적인 시조처럼 종장에서 지은이의 정서가 가장 잘 집약되어 나타나고 있다즉 냇가의 ‘물’은 지은이의 감정이 이입된 상관물로 눈물의 이미지로 비유되었다단종과 수양대군의 관계 속에서 갈등하고 있던 신하들이 많았다일명 ‘사육신’이라고도 하는 신하들 말고도 많은 신하들이 충신일군지사의 뜻을 갖고 있었다그 중 한 사람이 왕방연이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중에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영화가 있다정치적 상황을 감독 나름의 관점을 갖고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 보여준 영화이다이 영화를 통속적 관점으로 해석하자면 한 인물을 두고 벌이는 두 인물의 질투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절대 권력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절대 권력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두 부하의 감정 대립으로 영화의 결말은 비극으로 끝난다

귀양을 간 단종그 임금을 떠나보내고 돌아와야 하는 신하권모술수의 신과 군의 관계가 아닌사랑하는 임금을 홀로 남기고 돌아온 신하의 마음을 통해 비록 어린 임금이지만 임금을 대하는 신하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남산의 부장들’에 나오는 두 부장과 이 작품의 화자 황방연을 통해 오늘날과 과거권력자를 대하는 모습이 흥미롭게 대비된다.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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