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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현 시의원과 함께 고시조 읽기<7>
   
▲ 오강현 시의원

어리고 성 긴 梅花(매화) 너를 밋지 아녓더니,
눈 期約(기약) 能(능)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燭(촉) 잡고 갓가이 사랑헐 졔 暗香(암향)조차 浮動(부동)터라.
 
<함께 감상하기>
 
이 작품은 안민영의 시조로 연약하고 가지가 듬성듬성한 매화(엉성한 가지)이기에 어찌 꽃을 피울까 하고 믿지 아니하였더니, 눈 올 때 피겠다고 하던 약속을 능히 지켜 두세 송이가 피었구나. 촛불 잡고 너를 가까이 완상할 때 그윽한 향기조차 떠도는구나라는 내용의 노래이다.
 
찬미적 성격의 시조로 ‘매화사’ 또는 ‘영매가(咏梅歌)’라고 하는 제목이 있는 8수로 되어 있는 연시조이다.  작자가 헌종 6년 겨울에 스승인 박효관의 신방에서 벗과 기생과 더불어 가야금과 노래로 놀 때, 박효관이 가꾼 매화가 책상 위에 피어 이를 보고 지은 것이라 한다. 매화를 너라고 한다든가 약속과 사랑의 대상으로 의인화하여 매화의 은은한 향기를 예찬하고 있다.  
 
24절기 중에서 양력 2월 4일이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이다. 벌써 남쪽에서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가 피었다는 발 빠른 봄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자연은 어김없이 겨울을 밀어내고 봄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믿지 않는 것, 약속을 어기는 것은 매화가 아니다. 자연의 순리를 어기는 대상은 사람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신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이 또한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아마도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목련, 개나리 그리고 벚꽃이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어날 것이다. 똑 같은 자리에서 피는 것 같지만 한 번 핀 꽃은 다시 같은 자리에서 피지 않는다. 늘 자연은 규칙에 따라 보이지 않게 늘 성장한다. 그 성장의 규칙, 즉 약속을 깨는 것은 인간이다. 자연을 자연스럽게 보고 즐기면 되는 것을 말이다.

오강현 시의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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