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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버릇 백 살까지 간다
   
▲ 한익수 소장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캐나다에 살고 있는 딸 집에 가서 몇 달간 머문 적이 있다. 딸 사위는 결혼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생활이 좀 안정되면 아기를 가지려고 했는데 막상 아기를 가지려고 하니 아기가 생기지 않았다.

시험관 아기도 몇 번 시도해보았지만 실패했다. 그러던 중 남편이 뉴욕 출장을 가게 되어 따라갔다 왔는데 임신이 되었다. 유난히 아기를 좋아하는 딸이 뒤늦게 아들을 출산했다. 결혼한 지 십 년 만이다. 외손자가 자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내가 젊은 시절에는 먹고살기 바빠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자세히 지켜볼 겨를조차 없었다. 아기가 잠든 새벽에 출근하고 저녁에 돌아와 보면 아기는 이미 잠이 들어 있었다. 주말에도 출근하는 날이 많았고, 해외 출장이라도 다녀오면 아기는 훌쩍 커 있곤 했다.

아내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다 알 수가 없었다.
요즘 아이들은 성장이 빠른 것 같다. 아직 만 두 살이 안 되었는데 벌써 말을 배우고 노래도 따라 한다. 엄마를 따라 청소도 하고,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나하나 흉내 내기 시작한다.

엄마는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을 아기에게 다 바친다. 잠시도 아기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다. 목욕을 시키고, 기저귀를 살피고, 간식을 준비하고, 빨래, 청소를 해야 하고 행여 아기가 아프기라도 하면 밤잠을 설치기가 일수다.

엄마는 육아에 지쳐 있지만 매일매일 달라지는 아기의 모습을 보며 하루에도 몇 번씩 깜짝깜짝 놀란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기의 방끗 웃는 웃음에 쌓인 피로가 눈 녹듯이 가시는 모양이다. 아기를 낳아 키우는 일은 고행의 길이지만 여자는 아기를 낳아 키우면서 어머니가 된다.

어머니는 아기에게 영원한 대지이며 고향이다. 어머니의 모든 것은 바로 아기에게는 맑고 밝은 거울이다. 어머니 마음을 비춰주는 환한 거울은 아이들의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해 주고, 선과 악도 구별해 주면서 아이들 속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렇게 아이들의 성품이 형성되는 민감한 시기에 아이를 돌보미나 식구들에게 맡기고 어쩔 수 없이 일터로 가야 하는 워킹맘들의 심정을 헤아려 보게 된다. 더구나 부모가 이혼을 해서 죄 없는 아이들이 고아가 되거나, 계모 밑에서 자라 불량 청소년이 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 속담에“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 몸에 밴 버릇은 평생 고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유아기에 보고 들은 것을 시작으로 아동 청소년기에 삶의 습관과 인격의 초석이 된다. 영유아기는 앞으로 인격의 씨앗, 지식의 씨앗이 뿌려질 옥토를 만드는 중요한 시기이다. 아기의 올바른 인격형성을 위해서는 아기는 엄마가 직접 키우는 것이 최선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9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자연 증가 수가 집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사망자 수보다 출생아 수가 적어진다는 의미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해도 출산을 꺼리는 풍조에 기인된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국력의 쇠퇴를 의미한다.

국가 장래를 위해서는 남북문제, 경제성장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출산 문제일지도 모른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청년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 지원을 추가해서라도 워킹맘들의 육아휴직을 제도화하고 휴직 기간 중 급여 지원과, 복직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제도가 강화되어야 한다. 학교 수업만으로도 진학이 가능하도록 교육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성년이 되었을 때 존재하지도 않을 지식을 위해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학원가로 내 몰아서는 안 된다.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기를 출산하고, 유아기는 엄마가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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