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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사람들의 질서의식
   
▲ 한익수 소장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그동안 몇 차례 캐나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으나 주로 사위 신세를 지거나 택시를 이용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문 기간이 좀 길어 운전을 하려고 국제운전면허를 발급받아 가지고 왔다.

간단한 교통법규 설명만을 들은 후 거리로 차를 몰고 나갔다. 내비게이션 덕분에 길을 찾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도로에 나가면서 먼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 사람도 없고, 경적을 울리는 사람도 없다. 깜빡이를 켜고 차선 변경을 하려고 하니 상대방이 속도를 줄여서 차선을 양보한다.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서는 먼저 도착한 차량 순서대로 물 흐르듯 질서 있게 차량들이 이동한다.

횡단보도 근방에서는 사람이 시야에 나타나면 사람들이 다 건널 때까지 모든 차량이 정지해 서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일단 정지선에서는 사람이 보이지 않아도 정지하여 좌우를 살핀 다음 이동한다.

내비게이션에는 제한속도와 현재 속도만을 지시해 주고 속도위반 단속카메라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은 없으니, 단속카메라를 피해서 과속하는 사람도 없다. 한 번은 우버택시를 탔다.

뒤 좌석에 앉았는데 기사가 좌석벨트를 매었는지를 확인한 다음에야 출발한다. 캐나다의 교통위반 범칙금은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비싼 편이다.

운전 중 핸드폰 사용 시 50만원, 신호위반 시 15만원, 30km 이상 과속 시 4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고 벌점제도도 엄격하다. 경찰의 권위는 절대적이며 시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캐나다 사람들은 운전면허는 운전할 수 있는 권리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차는 편리한 문명의 이기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권총보다도 더 많은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사람 우선으로 운전을 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하다. 시민들은 내 나라 규범과 사회 공동체는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뚜렷하다. 그래서 평소에는 친절하고 관대하지만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보면 냉정하게 돌변한다.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 신고정신을 심어주어 질서를 위반하는 것을 목격하면 즉시 신고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러한 질서의식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 손녀가 한국에서 유치원을 다니다 아빠를 따라 이곳에 와서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다. 3개월쯤 후에 엄마가 학교를 방문하여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우리 딸이 어린 나이에 이곳에 와서 학교 수업을 잘 따라 하는지 걱정이 됩니다”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소율이가 우리 반에서 영어책을 제일 잘 읽는걸요.” 처음에는 잘못 알아들은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취학 전 아이들에게 글자를 많이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육원에서 어린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교육은 글자나 지식이 아니다. 자연과 접하며 아이들과 함께 뛰놀면서 사회성을 배우며, 인사하기나 자기 물건 정리하기, 칫솔질, 화장실 사용법, 밥먹는 예절, 교통질서와 같은 생활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들을 주로 가르친다는 것이다.

캐나다 국민들의 질서의식은 어린이 교육으로부터 형성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가 어려서부터 밥상머리 교육으로 질서의식을 가르치고, 이것이 학교교육으로 연결된다. 어른들의 솔선수범으로 남을 배려하고 질서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이 자리 잡아가는 것이다.  
 

한익수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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