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지만 전 김포문화원 원장

 먼저 지난해 9월 20일‘김포시 역사문화유산보존회’가 출범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 그간 김포시민자치네트워크가 발표한‘민선 선출직 정치인 대표공약 모음’유인물을 보면 종합예술회관 건립 외에는 문화에‘문’자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참으로 아쉽다. 이렇게 하고 어떻게 김포의 문화를 들먹거릴 수 가 있을까 의문스럽고, 결국 NGO에 거는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역사문화유산보존회의 출범이 아주 시의적절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웃 일본의 경우 문화유산은 무조건 온전히 보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좁은 의미로 우리고장만 보더라도 오랜 동안 우리는 문화유산을 놓고 개발 논리를 앞세워 아주 쉽게 훼손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이 점이 부끄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쉬운 예로, 가현리 니탄층(泥炭層)은 가현리 해란산(蟹卵山) 정점을 기준으로 사방 10KM이내에 분포되어 있고, 분명히 문화유산에 속한다. 그러나 어느 한 부분도 문화유산으로 보존된 곳이 없다.

이곳에서 고대의 농경도구와 고대미가 발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낱 땔감이나 거름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향후 김포시가 농업박물관을 세울 계획이 있거나 고장의 역사적 정체성을 내세워 계속해서 “5000년 전통 금쌀”의 명품화를 꾀한다면 일정 부분지역을 향토유적으로 보존할 필요가 있다.

왜냐 하면 그간 한국선사고고학회와 김포문화원이 조사한 면적은 사방 1M 내지 2M 정도의 좁은 면적의 표본(sample)만을 채취하였기 때문에‘도작문화의 기원’을 더 이상 밝히기엔 턱 없이 부족하였고, 보다 더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표본조사와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훼손된 분야가 고인돌이다. 옛 김포시 관할지역 이었던 가현산(240여기)을 정점으로 하여 인천시 대곡동(황골)일대에 분포되어 있는 고인돌은 잘 보존되고 있으나 접경지역인 김포시 마산동 일대 고인돌은 방치되어 거의가 본래의 모습이 훼손되었고,

김포한강신도시택지를  조성할 때 지표조사를 하였다고 하지만  운양동, 걸포동 일대에서도 농경문화의 역사를 뒷밭임하는 고인돌로 추정되는 많은 유적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석모리, 시암리, 갈산리 등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는 고인돌도 보존관리가 안 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현재 남아 있는 고인돌만이라도 다시 조사하여 향토유적으로 보존함이 시급하다.

  그 외 보존의 때를 놓친 경우도 있다. 통진읍 매수리에 있었던 철종의 할머니인 은언군의 부인 전주군부군부인의 재실과 전통한옥이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문화재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기도지정문화재자료로 지정할 뜻을 밝혔으나 소유자가 거절하여 결국 LH의 매수리지역 아파트단지 조성 시 철거되어 보존에 실패했다. 

그리고 김포지역 도처에 있는 성지(城址), 태봉묘(비), 사지(寺址), 포내1리에 있었던 남근비 등 희귀한 문화유산들이 무방비상태로 모두 훼손 내지 도굴 된지 오래되었고, 기록물이나 무형문화재도 발굴과 보존이 답보상태에 있다. 

그 반면에 NGO의 역할로 어렵게 보존된 경우도 있다. 통진이청의 복원이 그 한 예다. 일제 강점기 일본 순사가 주재하던 옛 기와집건물은 퇴락하여 붕괴 직전에 있었고, 철거 하루 전에 월곶면장과 군하리 이장, 지역 NGO들이 나서 소유자를 설득하여 철거를 막았다.

그 후 월곶3·1정신선양회는 이 건물을 1919년 3월 22일 만세운동과 관련하여‘3·1만세운동유적’으로 보존할 것을 보훈처에 건의하였으며, 경기도를 거처 김포시가 조사하기로 하여 학술조사를 진행하였고, 경기도문화재자료 제166호(2011.10.04.)로 지정되어 ‘통진이청’이 복원되었다.

복원 후 이청이 몇 안 되는 문화재자료로 그 가치가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복원공사가 끝난 문수산성 장대지 및 장대건물의 복원도 시작은 월곶지역 NGO들이 문수산 장대지에 세운 군(軍)헬기장의 이전을 군 관계관에게 건의하는데서 동기부여가 되었고, 군사시설을 철거하고 학술조사를 거처 복원이 마무리 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전문성이 없는 NGO의 활동과 역할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더 전문적으로 우리고장의 소중한 유·무형 문화유산을 발굴하여 보존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인적인 시스탬을 갖춘‘김포시 문화유산보존회’의 탄생에 시민들은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 김포시가 새로운 문화유산보존운동을 통해 품격 있는 문화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한 단계 높은  문화유산국민신탁(The national trust for cultural heritage)운동에도 온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도록‘김포시 문화유산보존회’가 앞장서서 정유년이 고장문화유산사랑의 원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류지만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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