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진두레놀이=사진작가 김병직

주택과 건물이 세워지면 합당한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우리 문화다. 이름은 그 자체에 이미지와 생명력을 갖고 있으며 요즘에는 상품성까지 보고 있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각 자치단체에서는 자기 지역의 브랜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명칭부터 축제와 농수산물에 이르기까지 홍보전쟁을 하고 있다.

이번에 통진읍에 건립되는 두레놀이 전수관과 공연장 명칭을 ‘김포통진두레놀이’라는 간판을 쓰지 않고 ‘김포한울문화전당’이라는 통합명칭을 쓰는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와 타당성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 전수와 공연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계획도 안성의 남사당을 보면 운영을 폭넓게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시설운영 방법과 내부에 채워지게 될 프로그램에 따라서 건물 명칭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통진두레놀이의 문화적 가치와 부가가치를 너무 과소평가 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문화 부가가치가 포함된 명칭 사용
무형문화재 보존과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시설물에는 새로운 이름을 만들지 않고 기존 '무형문화재'를 받았던 이름을 주된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지역문화의 우수성과 자긍심을 이름을 통하여 주민들에게 갖게 하는 동시에 지역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포한울문화전당’은 시설물의 포괄적 의미는 갖고 있지만 김포북부지역이라는 지엽적인 한계성을 스스로 갖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김포한울문화전당’이라는 안내판 보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통진두레놀이' 명칭이 김포의 문화 부가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명칭보다도 통진두레놀이의 보존 방법과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충실히 하여 '김포' '통진'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통진두레놀이의 부가가치
통진두레놀이전수관 건립은 통진두레놀이 보존회가 몇 해를 두고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 통진두레놀이는 1997년 '5천년의 역사' '한반도 최초의 쌀 생산지'임을 자랑스러워 하며 주민들이 자신의 생업까지 피해를 받으며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도록 애써서 김포에서는 최초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삶의 역사이며 문화다. 

전수관 개관 이후 보존차원에서 진일보하여 두레 논 경작 및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 단오제 활성화, 쑥 재배(단오제, 두레 소품인 화승불 만들기), 풍물가락 전수 및 체험 과 통진두레놀이 원형보존과 더불어 상설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공연과 마당놀이 형식의 공연 형태 등 여러 가지를 계획하여 김포시민뿐만 아니라 타지역 사람들도 찾아오게 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2005년부터 각 초, 중, 고에서는 매주 네째주 토요일을 휴업일로 하고 있다. 학생들의 체험학습 시설이 부족한 김포에서는 통진두레만큼 체험학습으로 부합되는 것도 없다.

두레놀이는 앞으로 전수관 건립을 시작으로 두레전수 및 계승발전과 더불어 체험학습을 통한 수익성까지 가능한 계획이 필요하며 건립되는 전수관 시설도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상응하는 시설설비와 명칭 사용이 필요하다.

각각 생명력을 갖는 명칭을 사용하자
공연장과 전수관을 묶어서 명칭을 사용하는 것보다 공연장은 ‘문화공연 터 한울’이라는 이름과 ‘통진두레놀이 전수관’, ‘김포두레전시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방법과 ‘김포통진두레놀이 전수관’이라는 명칭하에 공연장과 김포두레전시관 등을 사용하는 것이 김포문화의 부가가치를 높여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포한울문화전당’이 서울 ‘예술의 전당’만큼 앞으로 큰 역할을 하고자 출발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렇지만 무형문화재 전수관은 당연하게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이름을 가져야 한다. 혹여 길가 간판은 한울문화전당이지만 내부 건물에는 각각의 이름과 김포통진두레놀이 이름을 쓰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다시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것은 청실, 홍실, 방수준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진두레놀이는 이름이 있으면서도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꼴이 돼버렸다.
앞으로 이름도 이름이지만 전수관과 공연시설이 독립적이 아니라 전체 건물에서 전시실, 대기실, 전수실 중에 한 칸을 사용하여 두레놀이 전수만하는 형태가 된다면, 통진두레놀이를 통해 김포문화의 정체성을 스스로 확대 재생산 시키지 못하고 짬뽕시설, 짬뽕문화로 이어져 독창적인 문화개발과 문화발전의 기회를 잃게 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 각 지방자치제는 작은 씨알도 토양을 토실 하여 풍성하게 만들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무대를 현실의 건물로 건립하여 자기 고장을 알리고 있는 문화혁신운동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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