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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폭력, 정신건강

   
문명이 발달하여 물질적으로는 분명 수십년전 아니 수백년전보다 살기 편해졌다는데 삶의 질에 있어서는 조금도 나아진 것같지 않고 오히려 살기 어려워진 것 아닌가 회의가 든다.

최근 지방 도시에서 남고생 수십명이 여학생들을 집단 성폭행하고 둔기 등으로 구타 협박하고 모텔 등지에서 포르노 흉내를 내고 성폭행 장면을 찍어 협박하고 금품까지 갈취한 사건도 그 예 가운데 하나이다.

심지어는 10세 근처의 초등학생들이 성폭행을 한 사건도 일어났다. 성폭력의 가해자가 10대 초반까지 내려온 것은 영화나 비디오, 인터넷, 케이블 TV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어른들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청소년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있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자는 반드시 정신과 진료를 받아 정신적 후유장애를 점검받도록 하는 것이 긴요하다 부끄럽다고 은폐하면 가해자로부터 지속적이고 반복적 피해를 당하기 때문이다. 성폭력은 경찰에 신고하면 귀찮고 수치스러워 묻어두기 십상이다.

특히 학교 폭력조직과 연계된 경우 보복당할까 두려워하여 주위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아니면 이 사실을 안 부모로부터 비난받지 않을까 염려하여 고백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피해를 당한 여학생들 대부분은 죽고 싶을 정도의 수치감과 자괴감으로 자살 시도를 하기도 한다. 성폭행까지는 아니어도 어려서 동네 어른이나 인척들에게 성추행 당하고 혼자 끙끙 앓으면서 일생을 수치감과 죄책감으로 어둡고 힘겨운 삶을 사는 여성들도 많다.

성추행이나 성폭행 피해 여성들은 남자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우울증에 시달리며 결혼하지 못하거나 결혼 생활이 불행한 경우도 많다.

정신치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의 대다수가 어린 시절에 겪은 마음의 상처가 앙금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고 있음을 본다. 가깝게는 부모로부터 학교 교사, 선배 동료 집단에 의해 폭력을 경험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힘에 있어 압도적으로 연약한 처지여서 감히 항거하거나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주장하기 어렵다. 이 경험은 두고두고 자기 주장이나 감정 표현에 있어서 어려움으로 남아 다양한 노이로제 증상이나 대인관게의 문제를 드러내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학교나 사법기관에서는 온정주의에 입각하여 가해 학생을 감싸는 잘못을 범하지 않아야 한다. 소수 약자는 언제나 최우선으로 보호해줘야 하고 재발 위험이 없음을 확인하고 또 확인한 후 처벌을 완화해야 한다.

가해 학생들 입장에서도 폭력의 맛에 도취하여 보다 강도 높은 자극을 추구하게 되어 폭력을 상습적으로 구사하게 된다. 폭력 학생을 수렁에서 구제하는 의미에서도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 시험부정에서 보듯 온정주의로 대처하였다가 조직적 사회폭력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애들끼리 싸운 것쯤으로 치부하고자 하는 가해자의 부모들 마음에는 그 정도 일쯤으로 처벌이 가혹하다 여길 수 있으나 그것은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이기적 입장이라는 것을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내 자식의 앞날을 위해 처벌을 감수하게 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참으로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성적 폭력을 포함한 모든 폭력을 추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니할 수 없다. 이 문제는 개인적 정신건강 차원으로 그 의미를 희석시켜서는 아니 된다. 범사회적 범국가적 중대 정책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에서, 교육 현장에서, 직장에서 폭력적인 행위들을 단순한 싸움으로 간과하지 말고 깊이 있게 문제를 들여다보아 시정 또는 치료시켜주어야 한다. 조사를 담당하는 교육자나 수사관이 폭력에 익숙한 경우 약자의 상처를 더욱 중증으로 몰고 가는 또 다른 비극을 빚는 경우까지 있다.

약자들은 고발할 힘도 없거나 오히려 배척당한 경험으로 고발할 엄두도 못 내어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음을 직시하여 드러난 부분은 엄정하게 해결해주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있어 억울한 사건들이 많이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아나 정신건강 차원까지 그 해결 수준을 높여야만 참으로 인권이 보호받는 것임을 알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각급 학교에 상담 전문 교육을 받은 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그 정도가 심한 경우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해주는 등 지역 정신건강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더욱 바란다면 보건복지부의 일개 부서가 아닌 정신건강을 전담하는 특별위원회가 생기어 사회 전체의 정신건강을 보살핀다면 보다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최훈동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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