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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되는 선거공명선거글짓기 공모전 최우수상

   
▲ 김포고 2년 백승원
'딩동 딩동' 초등학교 때의 일이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우리들은 여기저기에 모여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다음 시간에 있을 반장 선거에 관해서였다.

"누가 될 것 같아? 난 내 짝이 되면 좋겠어",  "그 아이 찍으면 빵 사준다고 했는데…" 같은 말들이 오갔다. 모든 아이들은 잠시 후에 치러질 반장 선거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었다.

수업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려도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몰랐다. 담임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우리는 재빨리 자리에 앉았고 드디어 반장 선거가 시작됐다. 후보 다섯 명이 나와서 연설을 마치고 난 후 드디어 투표에 들어갔다.

투표 결과, 공교롭게도 우리 반에서 가장 앙숙 사이인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가장 높은 득표수로 동점을 이뤘다. 그래서 우리는 재투표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 날 우리 반은 네 번의 재투표를 치른 끝에서야 겨우 반장을 뽑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우리 반의 남자 수와 여자 수가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모두는 네 번의 투표를 치르는 동안 단지 자신과 동성이라는 이유로 남자는 남자를, 여자는 여자를 종이에 써서 냈던 것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보았음직한 유치하고 단순한 생각으로 인해 일어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의 어린 아이들이 한 일이기에 그냥 재미있게 웃고 넘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선거 문화에는 아직까지도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가 '나'와 '너'를 뛰어넘어 하나 가 되어야 할 선거가 맹목적인 편가르기에 의해 얼룩지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편가르기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우리나라의 선거문화가 지닌 고질적인 병폐 중의 하나인 지역감정이다. 자신이 태어난 지역이나 졸업한 학교를 기준으로 이뤄지는 이러한 지역감정은 사람들의 이성을 흐리게 하고, 어리석은 판단으로 이끌어 간다.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함으로써 가다듬어야 할 현명한 판단은 사라지고, 선거의 공정성은 일순간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신중한 생각 없이 막연하게 던진 나의 한 표가 우리에게 되돌려 주는 것은 어두운 현실과 불안한 미래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토가 좁은 이 땅에서 다시 지역을 나누어 편을 갈라 대립한다는 사실이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지역감정 외에도 경제적인 조건에 따른 계층 간의 갈등까지 새롭게 생겨나고 있어서 선거에 또 다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의 이익을 위한 공약을 내놓은 후보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공약을 내놓은 후보가 있다고 하자.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자연스레 자신의 경제 수준에 맞추어 각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소위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대립이 생겨날 것이다. 후보들의 당선을 위한 몰지각한 경쟁이 결과적으로 투표권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러한 이기적이고 선정적인 선거문화가 자칫 계층 간의 심각한 갈등까지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 모두는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일반 유권자뿐만 아니라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끝으로 요즘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의 사상적인 갈등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각 정당이 추구하는 정책의 방향이 크게 다르다 보니 여러 분야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선거에 영향을 미쳐 더욱 확대 재생산된다는 점이다. 지나친 마찰로 인해서 각 정당들은 국민을 위한 정책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우선시하게 된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갈피를 못 잡은 채 혼란에 빠져들게 된다.

선거의 참뜻은 사회의 통합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있다. 지나간 시대의 잘잘못을 가리는 일에 매달려 내일을 준비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다. 각종 선거에 입후보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말 한 마디, 작은 행동 하나가 국가적인 혼란을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올바른 선거 문화의 정착은 정치인을 비롯한 어떤 특정 집단만의 노력으로 이뤄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과제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제도적인 대책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의식 개혁이다.

우리 학생들도 선거일을 단순히 휴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우리 지역의 대표가 누가 될 것인지 정도는 관심을 갖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의 과정에서 우리가 분열되고 대립한다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올바른 선거 문화의 정착은 사회의 통합과 안정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의 발전까지 불러오는 커다란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거가 국민을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으는 축제의 큰 마당이 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김포시선거관리위원회와 바른선거를위한김포시민모임이 지난 12월 17일까지 공개모집한 '공명선거 기원 글짓기'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포고등학교 2학년 백승원군의 글입니다.

 

백승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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