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진료하는 중에 이런 질문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제 체질은 뭐예요, 소양인이예요 태음인이예요’. 사실 사상의학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혈액형처럼 이 병원에서 A형으로 나오면 다른 병원에서도 A형이 나오듯이 사상의학의 체질도 이렇게 분명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개인의 관점에 따라 체질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상의학에서 말하는 체질이 현대에 와서는 어느 정도 적용이 되는 것일까요?.

사상의학의 체질은 체질을 감별하는 하나의 방법론이지 이것이 전부를 포괄할 수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의 체질은 4가지를 훨씬 뛰어 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감별하는 방법도 무수히 다르게 존재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사상의학이 나온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너무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과거에는 자기 주변에서 생산된 음식들, 자기가 직접 경작한 수확물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교통이 불편해서 아주 먼 거리의 사람들과 왕래하기가 힘들었고, 바다 건너 교역을 통한 음식들도 일반서민들은 먹기가 어려웠죠. 서민층들이 상류층들의 문화를 접할 수도 없었습니다.

계층간의 차별이 지금보다 확실했겠죠. 사상의학의 체질을 구별하는 것 중에 마음가짐을 통해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심성은 문화적인 자극을 통해서도 변할 수 있고, 음식을 통해서도 변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안에서 생산된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니라 수입품, 인스턴트 음식 등이 너무 난무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옛날에 없었던 이런 음식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의 체질을 옛날 학문으로 그대로 재현시키기는 힘들것입니다. 사상의학이 다 틀렸다는 것은 아니라 재해석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사상체질이 뚜렷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또 하나 과거와 달리 TV가 생겨서 간접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드라마속 주인공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고 다른 지역 사람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보 통신의 발전을 통해 먼나라 사람들과도 교류가 이루어지고 교통이 좋아져서 멀리 있는 곳으로 여행하면서 그쪽 사람들의 생활도 접하기가 쉬워 졌습니다. 이런 것 또한 옛날 일정 지역에서만 살다가 한평생을 마치는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으로도 과거보다 훨씬 많은 수의 체질이 생겨날 수 있다고 추측할 수있습니다. 체질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을 4가지로만 나눌수 있다면 얼마나 의학을 하기가 좋겠습니까? 하지만 사람은 마음먹기에 따라 변할수 있기에 체질을 앞서서 그 사람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진정한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박준상  junsang111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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