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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안개와 산책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요즈음 김포에서 서울 쪽으로 제방 도로를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도로 양쪽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것을 자주 경험했을 것이다. 여름에는 보기 힘든 현상인데, 유독 가을에 안개가 자주 생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을에는 새벽에 지표가 싸늘하게 식는다. 차가운 지표 근처에 있던 수증기들은 물방울로 변하고 그 물방울들이 뿌옇게 땅에 깔리는데, 이것이 바로 가을 안개의 정체다. 특히, 가을새벽에 지표가 잘 식기 때문에 안개도 잘 생긴다.

가을에 안개는 자연이 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 할 수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 이를 알기 위해서 ‘역전층’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평상시에는 지표에서 높이 올라갈수록 기온은 내려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가을에는 지표에서 지표에서 높이 올라갈수록 기온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에 생기는데, 이때 생기는 대기층을 역전층이라 한다. 역전층은 아래보다 위가 따뜻하므로 대류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대단히 안정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위쪽 공기가 따뜻해 밀도가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아래쪽 공기는 공기는 밀도가 높아 계속 아래에 있으려 하기 때문에 공기의 상하 운동이 일어나지 못한다. 공기의 상하 운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이 호흡을 하며 사는 지표 가까운 곳의 공기가 계속 오염된 상태에서 정체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므로 건강에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자동차의 배기가스나 공장의 연기가 상승하지 않고 지상에 정체하게 된다. 역전층은 대체로 지상 2백미터 정도에 생기기 때문에 그런 날 아침 고층 빌딩의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운해와 같이 지상에 스모그가 넓게 뻗쳐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전층은 주로 바람이 없는 맑은 날 잘 생긴다. 이것은 지표면에서 방출된 적외선이 구름에 흡수되지 않고 바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기온이 일교차가 큰 가을부터 봄까지 건조하고 맑은 날 잘 생기며 주로 하루 중 최저 기온을 나타내는 새벽에 잘 형성된다. 이때는 조깅이나 산책을 피해야 한다. 가을 안개의 낭만을 즐기면서 조기을 하는 모습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는 일이지만 속으로는 기관지가 상하고 폐에 좋지 않은 상처를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손영운  shon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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