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위헌 결정으로 민심이 동요하고 정국 불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의 합리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기다. 무엇보다 국가 균형발전은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으므로 어떤 형태로든 균형발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여권에서 청와대와 국회만 이전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냐’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듯 법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특별법의 절차를 문제삼은 것이지 행정수도 자체에 대해 판단한 것은 아니다. 발상 자체로 보면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토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현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사활이 걸린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실예로 지난 9월 전라북도 지안에서 열린 제1회 지역리더 대회에서 토론에 참석한 남부지역 기초단체장들은 한결 같이 인구감소와 기반 붕괴로 인한 남부지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충청권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있어 국가균형 발전은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21일 관계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기본 정책은 변함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런 점에서 적절하다.

수도 이전의 기대에 부풀었던 충청권의 허탈감은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사업이 중단된 데 대해 정부와 정치권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행정수도든 기업도시든 충청권의 민심달래기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지방화, 국가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민심달래기 차원에서 정부부처 몇개를 충청권으로 이전한다거나, 실현 가능성이 없는 지원책을 내놓아서는 안된다.

한나라당도 행정수도 특별법 위헌 결정에 기뻐할 때가 아니다. 충청권 표를 의식해 앞장서 통과시켰다가 반대한 근원적 책임이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겸허히 반성하고 국가 균형발전과 정치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가 균형발전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민 모두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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