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은 과연 정답도 묘수도 없는 것인가?


수업료가 일반학교보다 3배 비싸고 교육과정을 자율화 하되 입시 위주 교육을 했을 경우 지정을 취소한다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학부모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반대하는 쪽은 과연 과외를 조장하여 중 3병을 유발할 것이고 교육의 평등권은 침해하여 귀족학교가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찬성하는 쪽은 능력과 적성에 따른 공교육의 부족을 보완하고 다양한 창의적 학습기회를 얻을 수있다고 반박한다.
입제 이후 존재해 왔던 명문 고교를 일류대 입학을 위한 전단계로 과열 과외를 중학교부터 불로 일으킨다 하여 없애고 고교 평준화를 시킨 것이 벌써 20여년이 흘렀다. 그러나 고교 평준화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입시과외라는 병을 고치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신흥 명문고가 생기고, 외국어고와 과학고가 제 2의 명문고 역할을 한지도 오래되었음을 고려한다면 자립형 사립고를 반대하는 주장은 그렇게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학교교육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직된 학습방법, 사제간의 인간적인 유대감의 결핍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과다한 사교육비등 학교 교육의 위기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자립형 사립고가 제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립이건 사립이건 상관없이 모든 학교가 동일할 수 없는 것은 모든 사람이 각각 능력이나 개성이 똑같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평등이란 평균적인 중앙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평등한 기회를 주되 결과에 대해서는 각각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되었지만 웬만큼 사는 중류이상의 가정에서는 나라에서 시켜주는 공교육만으로 만족하지 못하여 유아 시절부터 영재교육이나 학원 과외를 시키지 않는 가정이 드물다는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건전한 사학을 허용하여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사교육(과외,학원)의 역할을 공교육의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오히려 자립형 사립고가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의 부실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흑자는 명문교의 파벌화를 지적하지만 파벌은 일류교에 있다기보다 특권의식을 지향하는 우리 사회의 집단 의식에 근거한다.
자립형 사립고가 되었든 대안학교가 되었든 설립이념이 원칙을 충족하기만 하면 제한을 둘필요가 없다. 교육의 본래 목적이 타윤이나 획일성을 지향하고 자율과 다양성을 지향하는것이기 때문이다. 기술학교.상업학교.외국어 학교. 예술학교에다가 철학학교.자아개발학교.역사학교등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수 있는 특수 학교들이 생겨나야 한다.
대학에서 수학할 기본능력만 갖추도록 고교교육의 양을 대폭 줄여주어야 한다.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도록 차의와 자율. 그리고 봉사정신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가정과 학교가 도와주어야 한다. 결국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역할 분담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극심한 학력 차별주의나 출신학교 차별주의 현상에 대한 처방으로서 학교의 평준화는 바른 해답이 못되었다. 교육 불평등과 사회적 위화감을 염려하는것도 감정적 판단이다.고교부터는 진로가 다양하게 설정되어 학생들이 어느정도 방향의식을 가지고 공부에 임하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막연하게 부모나 학교에 의존하여 시키는 대로 따르는 공부는 학생들이 통제와 타율을 가장 싫어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진 습관이기도 하다. 자율과 창의만이 진정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자격이다.
단순히 타율적이고 주입적인 학습으로 운좋게 일류 대학에 입학해도 대학에서 실패하고 마는 학생들은 자립정신이 부족하고 정체성이 확립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학을 또하나의 입시학원으로 생각하고 취직을 위해 주입식 학습을 계속하여 사회에 나가면 경쟁력을 상실하고 마는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제116호 2면/2001.8.20일자>

최훈동  mirae@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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