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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풍
   
 
   
 

이글은 김연희 [mljlkyh@lycos.co.kr]님이 본지에 보내오신 글입니다.편집자

사과 박스만한 찬합 가득채워 온 식구 모여 신문지 깔아 놓고 막내딸 소풍즐기던 시
절을 기억하십니까.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옆집 아주머니까지 모두의 소풍이던 그 때는 요즘처럼 달랑 샌드위치 한조각, 또는 00김밥집에서 한두줄 사서 훌쩍 보내는 그런 재미없는 소풍이 아니였습니다.

요즘이야 오색찬란한 멋진 김밥이 일용 용기에 얌전히 담겨져 나무젓가락 하나로 마감돼 예쁘기는 해도 훈훈함도 없고 정도 엿볼 수 없습니다.

옛날 김밥은 검은 테두리속에 어머니들이 손수 담가먹었던 노랑색 단무지,노랑색 달걀부침 그리고 김밥의 하일라이트 시금치를  넣는게 다였습니다. 요즘처럼 멋스럽지는 않았지만 왜 그리 맛이 있었는지…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즐거웠던 그 맛 속으로 빠져봅니다. 곁들여 꼭 먹어줘야 했던 병 사이다는  김밥과의 단짝이였고 좀 색다른 음료로는 요즘 환타와 비슷한 미란다라는 음료수가 또한 인기였습니다.

모두가 배 부르게 먹고나면 어김없이 치러야 했던 행사 중 하나는 모두 머리를 맞대고 거의 차려자세 아니면 촬영이 불가능 할 만큼 카메라렌즈 가득 모인 식구들의 흑백가족사진 촬영. 지금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지만 그 흑백사진 속에는 더 이상의 희망사항도, 더이상의 축복도 필요치 않을 만큼 모두가 행복해 보입니다.

하나의 렌즈를 향해 행복의 미소를 날리며 ‘찰칵’하는 기계음과 함께 들려오는 웅성거림 또한 기억하십니까. "나 눈감은것 같애", "나 옷만지고 있었어" 등… 어른들 성화에 재촬영에 돌입, 다시 찍어도 결국 나중에 사진을 보면 비슷한 두 장의 흑백가족사진…!

이렇게 모두가 낑낑 메고 들고 들뜬 마음으로 시끌벅쩍한 가을 소풍을 즐기며 행복했었는데, 요즘처럼 간편하고 예쁜 무지개빛 김밥이  그 옛날 흑백사진속의 정겨움을 알 수 있을런지…

편집국  mirae@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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