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솥뚜껑 위에 ‘지글지글’ 꺼먹돼지가 날 부르네

강원도 산채돌솥비빔밥은 웰빙식품으로 그만

▲ 박인성 대표

주머니 사정을 생각할 정도로 가격이 만만치 않아진 ‘삼겹살’이 됐지만 향수까지 잊을 소냐. 같은값에 맛있고 인심좋은 곳이 있다면 찾게 되는 것이 순리다.

통진읍사무소 바로 옆에 위치한 ‘토종꺼먹돼지’는 삼겹살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주 메뉴인 지리산 토종 꺼먹돼지는 언뜻 보기에도 고기의 질이 예사롭지 않다. 해발 700m 높이에서 방목으로 길러졌다는 꺼먹돼지는 살 부위가 연분홍빛을 띠고 지방층은 희고 굳은 것이 정성들여 살찌운 돼지다. 결이 곱고 탄력이 느껴지고 윤기가 흐른다. 적당한 끈기가 있어 고기를 자를 때 가위에 달라붙는 느낌이 좋다.

이곳에서 구이판으로 쓰는 넓찍한 왕 솥뚜껑은 손뼘으로 대략 재봐도 60cm는 족히 될 것 같다. 왕 솥뚜껑에 두툼하게 썰은 고기와 버섯, 감자 그리고 적당히 숙성시킨 김치를 질펀하게 올려놓으니 이내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피어오르는데 입안에선 “빨리 달라”고 어느새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14개월여 전 이곳을 인수하면서 음식업에 처음 발을 디뎠다는 초보사장 박인성(48)씨는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다.

“많이 남기려고 욕심내다보면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퍼준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먹는 것이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군데 만족스럽지 않으면 손님이 다시 오시겠어요?”

신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특별히 권하고 싶을 만큼 이집 김치맛이 끝내준다. 야채값이 부쩍 오르면서 재료비며 인건비를 생각하면 공장 김치가 훨씬 저렴하지만 맛이야 직접 담근 것에 견주랴.

사실 가게를 인수하면서 손님들로부터 ‘주인바뀌고 맛이 전만 같지 못하더라’ 소리 들을까봐 내심 걱정이 많았단다.

박 사장은 “웰빙이다 뭐다 손님들이 좀 까다로워요?. 하루가 멀다하고 김치 담그고 찬거리를 준비하느라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손님들로부터 더 맛있어졌다는 소리를 들을 땐 없던 기운이 생기는 것 같아요”하며 “이정도면 나름대로 성공한 셈 아니냐”고 되묻는다.

보너스로 이집의 특별메뉴 하나를 더 소개한다면 점심메뉴로 준비된 강원도 산나물 돌솥비빔밥. 박사장의 형이 강원도에서 직접 채취한 곤드레, 고사리, 아주까리, 취나물, 산뽕잎, 도라지, 다래순 등으로 넣어 만든 비빔밥은 맛과 향이 특별할 뿐만 아니라 자연산 나물만을 재료로 사용해 웰빙식품으로 손색이 없을 듯.

통진읍사무소 옆 토종꺼먹돼지, 전화문의:981-3403

김동규 기자  dk@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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