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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착복하는 국민연금국민연금, 과연 좋은 제도인가?

2004년 9월 초, 이른 아침부터 느닷없이 걸려오는 전화가 있어 받아보았더니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곳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인데요. 박상준씨죠?”

“네. 그렇습니다. 무슨 일로 전화를 하셨습니까?”

“국민연금을 납부해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소득이 전혀 없는 상태라 국민연금을 낼 수 없는 처지인데, 왜 국민연금을 납부하시라고 하는지요 그런데 어떻게 저의 연락처를 아셨나요?”

“국민연금관리공단은 국영기관이라 국가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입수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위치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비와삼출판사라는 출판업을 등록하지 않으셨나요?”

“예. 그러나 아직 소득이 전혀 없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현재까지 마이너스 적자 상태입니다.”

“그럼 그걸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저희 국민연금관리공단을 방문해 주십시오. 소득없음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한 다음, 소득이 없는 사유서를 작성해 주십시오.”

국민연금 관리공단 직원의 요청에 너무 난감하고 어리둥절해질 수 밖에 없었다. 상리(당연하고 보편적인 이치)에 맞지 않는 요구라 생각이 되어 너털웃음을 나왔다.

“소득이 없는데 어떻게 증빙할 자료가 있겠습니까? 소득이 없어서 당연히 소득세를 내지 못하니 공단에서 세무서 자료를 참조해보시면 본인이 전혀 소득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같은 국가기관이니 자료도 쉽게 공유되지 않겠습니까?”

“세무서에서 사업자의 소득을 1년 단위로 신고를 받습니다. 따라서 저희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는 1년 후에 세무자료를 넘겨받기 때문에 지금의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그 자료를 근거하여 확실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종 평균을 추정하여 국민연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운영방침이 그러하다 하니 운영방침의 잘못됨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려고 하다 보면 본인이 국민연금을 낼 수 없는 처지임을 공단직원에게 알려야 할 시간마저도 잃어버릴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출판사의 업종 평균은 얼마입니까?”

“출판업종의 평균은 대략 80만원입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잘못하다가는 국민연금을 내지 못해 국민연금관리공단 앞이나 국회 앞에서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마저도 미루고 시위를 하는 대열에 끼거나 어쩌면 국민연금으로 인한 빛이 쌓여 삶이 망가지는 사람의 대열에 낄 수 있는 처지에 놓일 것 같은 느낌이 불현듯 들었다. 그런 느낌이 들자 개인적인 프라이버시까지 얘기해가면서 공단직원을 설득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다. 원! 세상을 좀 품위를 유지하면서 살아보려 했더니 품위유지하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저는 지금 소득도 없을 뿐더러 책을 집필하기 위해 많은 자본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책을 집필할 시간을 확보 해야 했습니다. 즉 생계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활동도 거의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나에게 80만원이면 약 5달 동안 집필 할동에 전념할 수 있는 액수입니다. ”

이 말을 공단직원에게 하고 나자, 나의 궁핍을 타인에게 호소했다는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구걸하여 생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상태도 아닌데, 어찌하여 구걸하는 사람처럼 궁핍함에 대하여 남에게 말했을까!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는 나의 좌우명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시베리아에 몰아치는 눈보라 속,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얼어 죽어가는 이름 모를 새도 자신의 처지를 동정하지 않는다.”

이 말을 누가 했는지는 모르나, 나는 내 처지를 동정하거나 내 처지의 궁핍을 호소를 할 때 심히 부끄러움을 여긴다. 세상은 능력도 천차만별이고 주어진 조건도 천차만별임을 세상 대충만 살아도 깨닫게 될 것이다. 즉, 나는 누군가의 동정을 바라는 마음을 갖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그런 훈련이 사람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켜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국민연금 관리 공단 직원과의 통화 중에 본인의 약함에 부끄러워했다.

지금까지 궁핍하다 하더라도 남에게 동냥한 적이 없거늘 왜 국민연금으로 인해 동냥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순간적으로 상실했던 자존심을 찾기 위해서 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공단 직원에게 나는 국민연금공단까지 가서 사유서를 제출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말았다.

“내가 사유서를 제출하기 위해서 공단을 찾아가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미 통화하시는공단 직원분께 내가 소득없음을 알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내가 소득없음으로 처리하여 국민연금 납부예외자로 분류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내가 거기까지 찾아가기 위해서는 왔다 갔다 차비만해도 만원 이상이 들고, 또한 시간을 그만큼 소비하다 보면 나의 하루가 다 가버립니다. 수많은 국민의 귀한 시간이 소비되는 것보다 국민연금 쪽에서 전화통화 내용을 근거로 해서 저의 소득없음을 추정하여 납부예외자로 분류해주십시오. ”

이런 상황을 마치 당당한 가해자와 굽실거리는 피해자의 입장이라 할까! 당당한 가해자의 입장에 선 직원은 상냥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그럼 공단에 오셔서 그냥 간단하게 소득 없다는 내용의 사유서만 작성해주세요.”

직원은 충분히 상대를 배려하겠다는 마음이었는지 소득없음을 입증할 증빙자료를 갖추는 행위를 면제해 주고 단지 간단한 사유서만 작성하라는 요구를 반복하였다.

“하루를 허비해가면서 국민 입장에서 소득없음을 증빙해야 할 책임있습니까? 대한민국 국민 수천만이 소득이 없으면 모두 공단에 가서 죄지은 사람처럼 시간도 뺏기고 차비를 들여 사유서를 작성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시스템일까요? 소득없음은 국민연금이 당연히 세무서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소득없음을 추정해주어야지. 국민들이 공단을 찾아가서 소득없음에 대한 사유서를 작성하여 공단직원에게 확신을 줘야 하나요? 그렇게 되면 교통 체증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국민 노동력도 많은 부분 상실되지 않겠습니까? 아무튼 공단까지 가서 사유서를 작성할 수 없습니다.”

“사업자등록증이 있으면 소득이 있는 걸로 추정을 하기 때문에 공단에서 소득없음으로 추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득없다는 것을 공단에 오셔서 입증하셔야 합니다. 사유서라 해보았자 간단하게 소득이 없는 이유를 기입해서 제출해주시면 됩니다. ”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출판사로 등록된 1만여 곳의 출판사 중에 85% 이상이 책 한 권 출간하지 못하고 망하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출판사를 등록했다고 소득세조차 내지도 못하는 사업자를 소득 있다고 추정한다니요?”

“그럼. 책을 한 권도 출간하지 않으셨나요?”

“예. 아직까지는 출간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아직 한 권의 책도 출간을 하지 못하다가 지금 주식관련 서적인 “주식삼국지”라는 책을 인쇄하여 배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출판 사업자등록을 하고 겨우 한번 책을 출간해보려고 하는데, 사업자로서 엉금엉금 기어다닐 능력도 갖추기 전에 무엇을 지금부터 거두어 갈 것이 있겠습니까? ”

공단 직원 입장에서는 공단의 룰이 있는지라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즉 사유서를 필히 본인이 와서 제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전혀 소득이 없는 사업자에게 어떻게 국민연금을 강제로 징수할 수 있으랴는 생각으로 애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한 달이 넘는 동안 국민연금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언론에서 들려오는 국민연금의 피해 사례가 간간이 들려온다. 그러다 보니 혹시 사유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국민연금 가입이 되어 있는지 의구심이 들어 국민연금관리공단에다 연락을 하여 가입여부의 확인을 요청하였더니 가입은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과연 국민연금이 정말로 좋은 제도일까? 아니면 그릇된 제도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주장하고 대부분의 학자들이 이렇게 주장한다. 국민연금은 좋은 취지의 제도이므로 좋은 제도이며 필요한 제도이다. 그러나 국민연금 제도는 아주 그릇된 제도이다. 나는 국민연금이 왜 그릇된 제도인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나는 내가 그나마 겪어본 국민연금과 관련된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그러나 적어도 국민연금 제도를 완전히 이 땅에서 말소시켜 국민연금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또한 앞으로 고통을 당할 국민들을 위한다면 학문적으로도 국민연금이 그릇된 제도임을 대부분의 학자들이나 국민들에게 감정보다는 이성에 호소하여 납득시킬 수 있을 만큼 설득하여 옹호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시발로 해서 국민연금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박상준:: 전 경문전문학교 교수 임용.. 정보통신기업 비와삼시스템 대표. 한양대학교 전자공학 박사 수료.(국내외논문 20여편.특허1 등), 전 한양대학교 강사. 현재 비와삼출판사 대표. 저서::(주식투자의삼파전)주식삼국지

박상준  parksang@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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