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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시작은 사회악의 출발점이다(김포여성의전화 공동대표)

아무리 힘들다가도 집이라는 곳이 있어 그 곳에 들어가면 쉼이 있는 것이 아닐까?아이나 어른이나 가정이라는 곳은 가장 천국과 가까운 곳이 되어야 할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은 울타리 밖에서는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불합리한 억압과 모순이 함께 있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릴 적 가끔 어머니나 아버지한테 꾸지람을 들으면 나는 곧잘 울타리를 넘어 도망을 갔다.

가만히 앉아서 매를 맞기보다는 위기를 일단 모면하고 어머니의 감정의 홍수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한 고개 넘으면 큰어머니네가 있어 오고 가면서 아무리 무슨 말을 듣고 혼이 났더라도 화도 풀리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집으로 돌아오곤 했던 기억이 난다.

만약 그 시절 배나무나 대추나무들이 있는 큰집이 곁에 없었다면 완벽한 성격의 어머니에게 늘 모자람이 많은 아이로 비추던 내 모습은 쉼을 얻지 못했으리라.
그렇게 우리들 시절은 한 곳에서 맺혀도 한 곳에서 풀 수 있는 친척이나 자연, 이웃관계들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 가족들과 형제들의 끈이 점점 느슨해지고 멀어지는 시절을 사는 사람들은 서로 형제들이 어떻게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 가정 내 사정을 서로 공유하면서 풀 수 있는 구조가 너무나 멀다.
그래서 학식이나 지위가 괜찮은 형제들일지라도 좋은 마음으로 만나서 아픈 마음으로 헤어지고 상처받는 형제들이 많다.

누구나 따뜻한 만남과 보듬어 안아주고 안길 수 있는 환경을 원하면서도 정작 멍석을 펴면 자신들 속에 들어 있는 상처받았던 기억들이 새로운 행동에 제약을 주면서 또 다른 상처를 주고받고 만다.
그런 성인들의 아픔과 함께 요즘의 아이들도 함께 갈등이 있을 때 부모들과 풀 수 있는 완충구조는 너무나 불확실하다.

최근에 중학교,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부모로부터 심하게 폭행 당한 일로 상담을 하면서 정말 마음이 아프고 흔들린 경험이 있다. 정말은 상담 후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차안에서 울었다.
부모로부터 구타당한 여학생의 상처를 보면서 정말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아픔을 느꼈고, 그 아이가 내 딸아이와 겹쳐져서 보였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아닌 부모들에 의한 폭행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가르친다는 미명하에 자행된다라는 것이다. 보고에 의하면 아동학대의 발생장소의 80.7%가 가정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웃과 친척이 단절되고 가출이 아니면 쉼터가 될 수 없는 곳에서 직접 신체적인 학대를 당하거나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불화와 폭력을 목격하며 성장하는 자녀들은 정서적인 학대를 경험하게 된다.

더구나 부모 중 한 사람의 알코올 중독이나 정신적 정서적 문제, 혹은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자칫 가혹행위로 이어지기도 한다.
통계상 청소년이 되어 가출이나 범죄행위를 하거나 사회부적응증을 보이는 학생의 절대다수가 가정에서의 폭력과 학대를 경험한 바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버지나 어머니가 정서적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 스트레스가 훈육이라는 미명하에 아동에 대한 언어폭력으로 흐르고 아이들을 멍들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이 더 이상 가정내 문제가 아닌 것으로, 명백한 범죄행위로 보는 것이 당연한 것과 같이 이제 가정내 폭력이나 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훈육의 매가 필요하다 아니다의 논란을 접어두고 인간은 본질상 자신이 변하려고 선택하지 않으면 절대로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성인이 된 사람들은 경험상 이미 알고 있으리라.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도 그가 가정 내에서나 밖에서의 행동과 어떻게 다른 행동을 하는지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우리는 너무나 놀라워 자빠질 수도 있으리라.

유 인 봉  p3344@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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