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먹으로 바다로 간다는 얘기는 이제 옛 말이 됐다.

요즘은 흔한 게 ‘회’다. 자장면이나 피자집만큼은 아니지만 일식집이나 횟집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

회는 이제 어디에서나 쉽게 찾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됐다는 얘기.

하지만 진짜 맛있는 회를 맛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값싼 중국산과 양식어종이 회상을 점령해가고 있다. 진정한 맛을 아는 미식가들에겐 우울한 일이다.

작년 말 사우동 원마트 옆에 새로 문을 연 사까에는 이런 미식가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사까에는 흔하지 않은 진짜 회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백정인 대표

백 사장은 ‘장사 잘된다’ 소리 보다는 ‘잘 먹고 갑니다’ 소리가 더 반가운 ‘요리사 천성’을 타고났다. 회 한점을 썰더라도 고기의 결을 생각하고 부위를 생각한다고 한다.
광어와 같은 흰살 생선회는 5℃에서 2시간 정도를 숙성시켜야 감칠맛이 더하고 도미같이 지방이 많은 생선은 잡은 지 30분을 넘기면 안된다. 참치는 부위별로 맛이 천지차고 칼질에 따라 또 그 맛이 달아진다.

이참에 항상 궁금했던 질문 하나. 똑같은 바다에서 잡았는데도 중국산과 한국산이 맛이 다른 이유는 뭘까.

같은 종류의 생선이라도 노는 물이 다르면 그 맛이 하늘과 땅차이라는 백 사장의 설명이다. 중국인근해는 난류가 흐르기 때문에 고기 살이 흐물하고 색이 탁하지만 한국과 일본 인근해에서 잡은 고기는 살이 탱탱하고 쫄깃해 상품가치가 높다고.

이 일이 스스로 ‘천직’이라고 생각한다는 백 사장은 매일 아침 어시장에서 특유의 눈썰미로 그런 싱싱한 녀석을 골라 정성스레 상에 올려놓는다.

이 집은 값이 좀 비싸다는 소문이지만 아무리 대식가라 해도 다 먹지 못할 정도로 푸짐하게 상을 차린다.

1만8천원짜리 점심 정식에 참치, 광어, 도미, 농어 등 5가지의 생선회와 낙지, 멍게, 개불, 전복 등 제철 해물이 6~7가지, 기타 조림, 전, 구이와 국물요리가 곁들여 나온다.
오후엔 가격이 더 비싸지지만 대게나 랍스타 등 평소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일품요리를 맛볼 수 있다.

황인문 기자 im@gimpo.com 

●사까에:983-6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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