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우리말 가운데 사용하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단어 하나가 동무라는 단어다. 지금의 50대 이상이면 누구나 어릴 적 시골에서 사용하며 자랐던 이 단어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체제적 단어가 됨으로써 남한에서는 금지된 단어이자 불순(?)한 말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이 단어는 엄연히 지금의 동화책에 등장하기도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만약에 반정부 인사이거나 비판적인 사람이라면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죄에 걸려 감옥생활을 수년째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게 국가보안법이다.

이승만 초대정부가 들어서며 치안유지법으로 출발한 국가보안법은 그 동안 이 땅의 수많은  지식인과 민주화 인사, 민주학생들의 목숨과 삶을 짓밟은 악법으로 정권유지에 이용돼 온 법이다.

 국가안위를 위해 제정된 법이라고는 하지만, 국보법은 사실상 정권 반대자들을 옭아매 잡아들이는 정권시녀법으로 악용된 사례가 부지기수다. 이같은 악법을 놓고 국회에서는 한나라당과  우리당과에 논쟁이 치열하다.

사상의 자유와 직접적 연관성을 갖는 사안이기에 폐지 반대든 찬성이든 자신의 입장을 자유롭게 논할 자유는 있다 할 것이다. 하지만 사상의 자유는 양심의 자유와 맞물려 있다. 개인이 자신의 사상과 양심에 따라 의견을 표현하는데 있어 국보법은 자유로운 선택이 아닌 일방적인 정권찬양만을 요구하거나 침묵을 강요하는 법이었다.

 지금까지 국보법의 폐해로 폐지를 요구한 많은 세력들이 감옥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 법의 존치를 논하는 기득권 세력들은 이같은 국보법의 우산 속에서 반대논리를 펴는 자들을 사상적으로 매도하면서 자신들의 안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국보법과 같은 악법을 놓고 선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국보법을 폐지하고 양심의 자유과 인간 기본권위에서 찬반과 같은 자유로운 선택을 논쟁해야 함이 옳다.

최근 김포에서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6.25의 피해단체와 일부 세력이 국보법 폐지 반대를 위한 집회를 갖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심한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지역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이념적 논쟁거리를 지역 안으로 가져와 혼란을 부추기는 당략적이고 정략적인 태도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국보법에 대한 문제점을 놓고 서로가 주장하는 바가 차이가 있다면 당당하게 토론에 응해 시민들에게 진실과 인권적 실체를 밝혀야 함이 선결된 순서일 것이다. 주장에 앞서 토론으로 떳떳함을 밝히고 시민들이 자유로운 선택을 하도록 해야한다.

 국보법으로 그 동안 간첩 아닌 간첩들을 양산해 낸 역대 독재정권들의 우산이 그리운 세력들로부터 국보법 폐지를 통해 민주화의 발전과 인권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 후손과 자녀들을 위한 양심에 따른 참 길이다.

 막걸리에 취해 동무소리 한번 잘못해도 쇠고랑 찼던 구시대의 잔재물을 이제 더 이상 안정논리로 호도하지 마라.

편집국  mirae@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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