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 올림픽’의 끝이 보인다. 어제 밤에는 새로운 탁구 황제 유승민의 탄생을 온 국민이 함께 지켜보았다. 한 여름 끝의 소낙비가 주는 통쾌함을 느꼈다. 진정한 실력이 주는 감동을 맛보았다.

이번 올림픽은 처음부터 이야기거리가 많았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의 첫 번째 화제는 성화 최종 주자가 바뀐 일이다. 원래는 그리스의 육상 영웅 콘스타디노스 케데리스가 최종 성화 봉송자였는데, 그리스의 요트 선수인 니코스 카클라마나키스가 최종 주자로 성화를 밝혔다. 케데리스는 개막 하루 전날 의문의 교통 사고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기자들마다 해석이 분분했지만 도핑 테스트를 피하기 위한 속임수라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올림픽 개막 성화 봉송자를 바꿀 정도로 체육 선수들이 두려워하는 도핑 테스트란 무엇일까? '도핑(Doping)'이란 말의 원래의 뜻은 반도체 등에 미량의 다른 성분을 넣어서 원래 재료의 성질을 좋게 만드는 공정을 뜻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고분자 절연 재료이지만 폴리아세틸렌이라는 플라스틱 재료에 요오드를 도핑하면 전기 전도도가 무려 10억 배나 커지는 성질이 생긴다. 따라서, 이 현상을 이용하면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만들 수도 있다. 이처럼 도핑은 어떤 성질을 향상시키는 과학 기술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는 이 용어가 체육 선수들이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물을 먹는 행위로 나쁜 의미로 알려진 것이다.

도핑 테스트란 선수들이 경기력을 인위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호르몬제나 신경안정제, 흥분제 등의 금지된 약물을 사용했는지를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1960년 로마 올림픽 때 흥분제를 사용한 덴마크 사이클 선수가 경기 중 사망한 것을 계기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부터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

당시 검사 대상 약물은 20여 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50여 종 이상이며 신종 약물이 대거 등장하고 있어 판정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금지 약물은 카페인, 코카인, 에페드린 과 같은 흥분제와 헤로인, 마리화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이뇨제 등이며 경기가 끝난 직후나 올림픽 기간 중에 무작위로 실시된다.

가장 최근의 도핑 기술은 ‘유전자 도핑’이다. 선수들은 경기 직전 지구력을 향상하기 위해 자기 혈액을 수혈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람의 지구력은 산소를 실어나르는 혈액 속 적혈구의 기능과 숫자에 영향을 받는데, 자신이 가장 최고로 훈련했을 때 가장 왕성해진 혈액의 성분을 빼 놓았다가 시합 직전에 다시 주입하는 것이다.

유전자 도핑은 이러한 혈액 도핑의 발전된 형태이다. 신장에서 생산되는 에리트로포이에틴이라는 호르몬은 혈액 속의적혈구 수를 조절하는데, 이 에리트로포이에틴이라는 호르몬을 유전 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실험실에서 생산하여 혈액 속에 집어 넣으면 산소 운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유전자 도핑은 또 어떻게 막는가 ? 유전자 도핑에는 유전자 전달 물질이 사용 되는데, 이것을 찾아 내면 도핑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몇 명의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 걸려 메달을 반납하게 될까 ? 참고적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대회에서는 11명의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되어 메달을 빼앗겼다.

손영운  shonja@emp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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