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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왜곡과 주체성
   
 
  ▲ ▒최훈동/한별정신병원 원장, 서울의대 정신의학 초빙교수  
 

중국은 관영 언론을 동원하여 고구려를 자신들의 변방 소수 민족 정권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유인즉슨 고구려가 중국에 조공을 받친 신하국가였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국립대학인 베이징(북경)대학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한 역사 교과서에 의해 강의가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되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고구려 유적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어 민족의 경사라 기뻐한 것도 잠시이고, 중국의 문화적 패권주의에 대한 대책 수립이 시급한 때이다.

중국 관변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주변 국가들이 모두 중국에 예속된 정권이었다는 논리인데, 그렇다면 일본, 베트남 등 어느 나라도 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려, 조선도 조공을 받쳤으니 한반도 전체가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억지 논리이다.

그렇다면 티베트에 의해 한 때 중국의 수도 장안까지 점령당하고 조공을 보낸 수치스런 자신들의 역사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들은 그 숙원을 잊지 않고 티베트를 무력 침공하여 식민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일제가 내선일체를 주장하고 조선을 일본의 속국으로 역사를 날조하였듯이, 모든 힘 있는 국가들이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다를 바 없다.

중국이 이렇게 주장하고 나선 데는 우리의 책임도 있다. 중국에 의존하여 나라를 유지해 왔고, 일제에 식민지배 말기에 지식인들이 황국신민운동에 앞장섰다, 그리고 지금은 미국에 우리 스스로 예속되고 있지는 않은지. 한반도라는 용어가 자연스러워진 것도 사실은 일제 식민사관의 영향이전에 김부식의 춘추필법의 유산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가 외세를 끌어들여 삼국을 통일하고 대가로 고구려 영토를 헌납한 업보이다.

우리는 대륙의 웅혼한 기상을 잃고 한반도에 위축된 지 오래다. 그것은 국학파 묘청이 유학파 김부식에 의해, 북벌을 주장한 최영이 위화도 회군의 이성계에 의해 거세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주의에 젖어 살아왔다. 그들의 드높은 자존감은 불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도 오히려 인도불교를 뛰어넘어 중국불교의 수승함을 주장하였으니 선불교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불교의 수행법의 핵심은 대념처경의 사념처관과 달마의 혈맥론 가운데 ‘관심일법 총섭제행’에서 보듯이 관찰 수행법이다. 송대에 이르러 도가의 노장 사상과 접목한 간화선을 확립시켜 중국 선법이 가장 수승한 수행법으로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경덕전등록을 만들어 오늘에 이르는데, 이 또한 중국의 뻔뻔스러운 오만함과 부정직함을 드러내는 사실이라 하겠다. 천태의 왜곡된 교상판석(5시교판)도 불교사를 왜곡시킨 대표적 사건이다.

이와 같이 중국은 끄떡하면 자신들이 최고임을 자랑하는 나르시시즘에 도취되어 견강부회를 일삼아 왔다. 붓다가 45년 설한 기록으로서 아함경(니까야)을 불교 교육기관인 강원과 선원에서 소승 연각이라고 폄하하며 대승 경전과 조사선만을 가르치게 된 배경도 천축(인도)오랑캐를 배척한 중화주의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제 문화적 사대주의를 청산하고 주체적 문화 국가로서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른 안목으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 고구려 역사는 위지의 동이전에 기록되었듯이 고조선의 뒤를 이은 한민족 정통 국가였으며 수, 당과 대등한 전쟁을 벌인 그리고 황하 근처까지 영역이었다는 중국 문헌들의 기록들을 근거로 당당한 강국이었음을 천명해야 한다. 불교 또한 중국에 의해 발전된 부분은 취하되 왜곡된 부분은 과감히 비판하고 고쳐야 한국불교가 빛날 수 있다. 그 기준과 근거는 초기경전(니까야)에 입각해야 할 것이다. 주체성은 개인이나 국가, 그리고 종교 모두 필요하다.

그 내용은 정신적, 문화적, 사상적 주체성이어야 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억압해서도 안 되고 사실을 왜곡해서는 더욱 안 될 일이다. 독선과 자기 합리화는 잠재적 욕망의 한 형태임을 자각하라고 붓다는 가르치지 않았던가. 중국의 정치적 야욕을 견제하기 위해서 김부식이 없애버린 우리의 고대사를 중국 문헌을 통해서라도 복원해야 될 숙제가 있다. 열악한 고대사 연구 학계에 국가적 지원과 국민적 관심을 아낌없이 보내야 하겠다.

편집국  mirae@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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