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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의장님이 틀렸습니다!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드리는 글
잠시 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신의장님의 파병불변에 대한 글이 언론을 떠돌고 있더군요..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의장님의 주장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신의장님의 논리는 1) 유괴범의 협박에 굴복할 수 없다. 2) 국가간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더 큰 희생을 부를 수 있다 3) 미국과의 안보동맹은 현실적으로 우리의 안보문제다. 이것입니다.

그러나 대략 이렇게 정리되는 신의장님의 논리는 출발부터 잘못된 인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첫째, 신의장님의 테러에 대한 인식입니다. 테러에 대해 국가는 확고하고 흔들림없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합니다. 테러는 공공의 적이며 테러에 의해 국가정책이 변할 경우 더욱 더 테러를 부추기며, 대한민국정부는 나약한 정부로 인식되어 테러집단의 표적이 되고 더 큰 테러의 위험에 직면한다는 것이 신의장의 관점입니다. 그러면서 유괴범논리를 들이댔습니다. 파병철회를 할수 도 있지만 테러범의 협박에 못이겨 철회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우리당의 최고리더쉽인 신의장님이 테러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테러 현상자체에 대한 인식만 있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테러라는 '인류문명의 사생아'는 그냥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철없고 생각이 모자란 부모가 있기에 태어난 인류사회의 사생아입니다. 문제는 사생아입니까? 생각이 덜 떨어진 부모가 문제입니까?

테러는 약자가 강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이라크인들이 비록 소수라고는 하나 과격분자들이 테러를 일삼거나, 혹은 알 카에다처럼 이라크 외부세력이 지구전적인 테러를 감행하는 것은 모두 자신들의 주장이 세계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침략당한 국민이 힘이 없어 그나마 테러라는 형태로 저항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신의장님은 조국독립을 위해 의열단이란 테러단체를 만들어 테러를 일삼아왔던 김구선생과 윤봉길, 이봉창, 안중근의사등에게 테러와 타협할 수 없다거나, 그들의 주장에 굴복해 한국독립을 들어줄 수 없다는 일본제국주의의 논리를 펴고 있는 것입니다.

또 신의장님은 민주주의를 위해 총을 들고 일어선 광주민중들과 부산 미문화원방화의 주역들에게 테러는 용납될 수 없는 공공의 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라크인들의 처지에서 미군은 점령군이며 점령군에게 협조하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척결의 대상입니다. 문제는 한국인 한 개인의 협조가 아니라 아예 한국이란 국가가 협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선일씨가 인질로 잡혔고, 파병강행하면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한국정부가 파병하겠다는 것은 인질을 빨리 죽여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태도가 아니겠습니까? 그러기 때문에 한국정부의 도덕성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둘째, 신의장님은 병자호란당시의 최명길과 김상헌의 예를 들면서 양시론을 펴고 있습니다. 신의장님은 청나라에 굴복하느냐 마느냐라는, 극단적으로 강요된 선택에 비유하여 파병문제를 거론하고 있으나 이는 지나친 비약을 근거로 삼는 비유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안보상의 위협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이 쳐내려오거나 일본이나 중국이 군사적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수준이라면 최명길의 선택이 맞을 것입니다. 미국에 가서 다시 머리를 조아리고 굴욕적인 한미동맹을 스스로 요청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의장님! 정권을 처음 잡아보았다고 해서 너무 허둥대지 마십시요! 정권의 밖에 있을 땐 비판하기 쉬웠는데 정권을 잡고 보니 국민의 생명과 안위가 제일 급선무더라는 식의 호들갑을 떨지 마십시요!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대응이 모자라는 대응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경우는 병자호란의 사례가 아니라 명.청전쟁의 와중에 파병요청받은 광해의 슬기로운 정책을 사례로 들어야 할 상황입니다. 전통적인 상전국인 명나라의 파병지원 요청을 받고도 광해는 국익을 위해 파병은 하되, 강홍립으로 하여금 청나라에 항복하라는 밀지를 내리지 않습니까? 그래서 청나라의 침공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후에 광해를 뒤엎고 들어선 인조반정의 공신들이 청을 배척하다 급기야 청나라의 침공을 불러들여 삼전도의 치욕을 겪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당시의 쓰러져가는 명나라와 오늘의 세계 최강국 미국을 그대로 비유할 순 없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힘은 강할지 몰라도 아무런 명분없이 어떤 약소국을 공격해도 좋을 인류발전단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국과의 동맹이 우리의 안보와 경제등 모든 방면에서 영향을 미치므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얼핏 보면 그럴듯한 얘기지만 거기엔 ‘우리’라는 주체가 빠져 있는 심각한 분석법입니다.

우리는 미국에 비해 작지만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수십년 전 일방적으로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해 우리의 안보를 지켜오던 6.25당시의 한국과는 많이 달라진 '우리‘입니다. 결정적으로 달라진 것은 저와 신의장님을 비롯해 미국의 일방주의적 힘과 가치에 의해 한계지워지며 교육받고, 살아온 세대들이라면 꿀먹은 벙어리일 수밖에 없었던 ’오노사건‘에 대해 지금의 젊은이들은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외치는 주체적인 한국적 현실입니다.

이런 주체의식이 있었기에 노무현정권의 탄생이 가능했고, 열린우리당이 집권당이 되었음에도 어느새 그 현실을 이렇게 새까맣게 까먹을 수 있단 말입니까?

한마디로 미국이 국제여론을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청나라도 아니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상전국들에 의해 규정을 당하는 힘없는 조선도 아닌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최명길의 예는 잘못 나가도 한참 잘못 나간, 핀트를 잘못 맞춘 엉뚱한 사례인 것입니다.

셋째, 누구든 파병철회를 주장하고 행동할 수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그래선 안된다는 신의장님의 논지는 독단의 자연스런 결론입니다. 공개된 정보밖에 가지고 있지 못한 국민이나 언론, 그리고 시민단체는 파병철회 주장할 수 있으나 책임있는 정부와 여당은 그래선 안된다는 신의장님의 주장은 시간과 공간으로 한정된 특정한 상황에서 대응책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논지여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대응책이 국익을 극대화하고, 국가손실을 극소화하며, 그러면서도 보편적 인류가치라는 또 다른 잣대에 얼마나 충실할 수 있을까 라는, 즉 ‘이익’과 ‘가캄라는 두가지 잣대를 가지고 가장 합리적인 지점에서 우리의 선택은 나와야 하는 것이지, 시민단체는 원론만 주장하고, 정부여당은 그 반대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된다는 신의장님의 주장은 한마디로 코메디처럼 웃기는 주장인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당내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반대의견을 당론이란 이름으로 억압하려는 것은 개혁적인 우리당의 모습이 결코 아닙니다. 일사불란한 여당이 아니라 청와대와 당지도부가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소신을 가진 ‘또라이’들의 집합체가 우리당 의원들이라는 관점이 오히려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사실은 왜 외면하는 것입니까?

저는 서희.제마부대가 파병된 1차 파병때 반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추가파병논란이 일 때에는 주변으로부터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이 옳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라크인들과 척지는 파병이 아니라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파병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미국에 대해서는 파병이란 명분을 얻고, 이라크를 비롯한 아랍세계에는 지원을 위한 파병이라는 ‘내용’을 담아내 궁극적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식의 파병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파병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경향에 순종하는 파병입니다. 이러한 파병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익을 심각히 손상시킬 것입니다. 지금은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미국이 유럽을 비롯한 동맹국들로부터 비판받고 있으며, 특히 부시정권은 대선가도에서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미국의 푸들이 되어 가는 파병은 수평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한미동맹관계가 아니라 부시가 요구하는 대로 더욱 더 종속적인 한미동맹관계라는 사생아를 하나 더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신의장님은 그것이 국익이라고 보십니까?

팍스아메리카나가 영원히 가는 것입니까? 평화의 질서는 그 질서를 담당하는 주축세력의 도덕적 권위와 가치, 그리고 명분이 존재할 때 가능 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가치와 도덕성은 아프가니스탄전을 벌이면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라크전을 통해 동맹국들과 심각한 균열을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인권과 자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미국적 가치가 이라크전장의 어느 곳에 피어있습니까? 살인과 고문, 처형과 보복의 악순환만이 존재하는 이라크가 미국이 점령하고 있는 이라크의 현실이 아닙니까? 이러한 미국의 힘에 의한 팍스아메리카나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겠습니까?

신의장님의 생각과 논지는 도덕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할 뿐 아니라, 현실 정세분석능력에 심각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처음 정권을 잡다보니 국정에 대한 지나친 무한책임의식이 스스로의 철학적 바탕을 뒤흔들어 가장 안전하다고 착각하는 보수적(기존의 질서에 순응하는) 기조로 스스로를 도피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파병강행이라는 그릇된 결론을 신념으로 분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명분도 없고, 국익도 침해하는 결론을 고뇌어린 결론이랍시고 내리는 것입니다. 미국에 대해 협력도 하지만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할말을 하는 나라가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입니다.

신의장님! 필요하다면 국민투표라도 하십시요! 괴변을 늘어놓지 마시고!

김석수  pwk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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