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초등학교 다목적실에 모인 어린학생들이 뜯고, 붙이고, 오리고, 색칠하고 부산을 떤다.

2학년 소영이는 종이찰흙으로 만든 강아지가 흡족하지 않은지 연신 뭉겠다 만들었다를 계속 반복하고 3학년 민진이는 골판지 위에 호수를 그려넣느라 발바닥이 온통 새파래졌다.

그렇게 장장 4시간여를 공들여 만든 작품들이 모여 마을 하나가 완성됐다.

마을엔 김포시청이 있고 시민회관이 있다. 김포경찰서를 비롯한 관공서와 유현초등학교도 번듯하게 세워졌다. 갖출 것 다 갖춘 이 마을은 김포시를 본떳지만 김포시보다 평화롭다. 거리의 사람들은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동물들도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이 만든 마을엔 커다란 호수도 있고 기차도 다닌다. 에버랜드 부럽지 않은 큰 놀이공원도 생겼다. 아이들은 있는 것도 만들고 있었으면 싶은 것도 만들었다.

마을을 만들면서 욕심도 생겼다. 경찰서를 만든 3학년 영서는 “커다란 실외수영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고 같은반 친구 지원이는 “놀이공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녀석들에게 “크면 니네들이 좀 만들어주라”고 부탁했다.

2학년 윤주는 “아파트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유를 묻자 “더 많은 이웃들과 함께 살 수 있으니까”란다.

맑은김포21 공동체 미술 프로젝트인 ‘우리마을 만들기’는 어린이들에게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의 문화환경을 돌아보게 하고 아이들 시선으로 환경을 새롭게 창작하게 함으로서 공동체 문화를 배우고 사회성을 키우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또 미술 재료로는 우유곽, 야쿠르트 용기, 신문지, 골판지 등 재활용품을 이용해 환경에 대한 교육적 효과도 생각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5월1일 풍무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이날(20일) 여섯 번째 행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두달여간 행사를 진행한 맑은김포21 사회문화분과 김정은 간사는 “처음 시도되는 프로젝트여서 참여가 저조할까봐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호응이 좋았다”며 “아이들이 참여하고 공감하고 놀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강사는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마이스터슐러(예술가 최고 과정)를 취득했으며 동 대학교 사회미술연구소에서 미술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숭의여대에 출강중이다.

황인문 기자  im@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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