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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은 주어진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가꿔가는 것
   
 
  ▲ 구인회/카톨릭대 교수  
 

인간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더 나아가 인간이 주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개인과 환경은 서로 밀접히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개인이 환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하여튼 환경은 대체로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외부의 조건에 의해 개인에게 불행이 닥치는 경우 부당하게 생각될 수 있다. 더구나 자신의 잘못이 전혀 없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는 어떻겠는가?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전쟁을 막을 수 없었으며, 그 결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끔찍한 경험을 하였으며, 장애인이 되었거나 자신이 평생 쌓아 올린 모든 것을 한순간 잃어야만 했던 사람들이 역사 속에 얼마나 많았을 것인가? 또한 천재지변에 의한 불행을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현시점에서도 조금만 눈을 돌리면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기계가 아닌 이상 우리에게는 항시 어느 정도의 선택의 여지가 있다. 고난 속에서도 의미 있는 삶을 찾아 나서기도 하며,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거나 그렇지 못한 것은 많은 경우 우리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유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 자유의지가 작용할 수 있는 것일까? 자유의지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는 그동안 수없이 시도되었지만, 우리의 실제 체험은 자유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한편 일상적 직접경험의 세계에서는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가 원하는 바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음을 발견하기도 한다. 하여튼 많은 경우에 우리가 마음만 먹었다면 실제로 행동했던 것과는 달리 행동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이를테면 우리는 일정한 목적지에 이르는 여러 길들 중에 한 번은 이 길을 또 한번은 다른 길을 선택해 같은 목적지에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이 우리가 결정하는 순간에 무언가 다른 것에 의해 영향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가 자유로운 결정의 결과는 아니라는 점 또한 명백하다. 우리는 때로 과로하여 기계적으로 행동하거나 강한 감정의 억눌림 아래서 혹은 감정에 지배되어 행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선택의 여지는 있다. 하루, 매시간, 매순간 선택의 여지는 있다. 내적 자유를 빼앗으려 위협하는 외부 환경에 굴복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선택의 자유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때로 알 수 없는 운명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가능한 한도 내에서 할 일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불안의 원인을 내 잘못이 아닌 타인이나 더 나아가 잘못된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나 행정 기관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결코 현명하거나 옳은 태도가 아니다.

비록 활기에 차고, 만족스런 삶의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창조적인 삶과 즐거움을 누리는 삶만이 의미 있는 삶은 아니다. 화려하고 멋지고 타인들의 감탄의 대상이 되는 삶만이 가치 있는 삶도 아니다. 참으로 외소하고 보잘것없는 우리네 평범한 삶에서도 나름대로 의미를 찾으며 기쁨을 얻을 수도 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는가에 따라 어쩌면 우리가 싫어하고 피하려는 생의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고통스런 삶도 그렇다.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이다. 고통과 죽음 없는 인간의 삶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그런 것을 통해 우리의 삶은 성숙하고 완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마치 고통의 희생물이라도 된 것처럼 절망하기도 하나, 고통은 우리의 성장과 변화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더할 수 없는 고난과 절망에 처해 있는 이들에게도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의 삶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 도약하는 길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도약을 위해, 인내를 가지고 스스로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고, 외부의 온정 또한 필요할 것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배려가 어려운 시기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으므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에게 눈을 돌려보고 우리 모두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할 때이다.

편집국  mirae@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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