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59세)씨는 말없음의 여유로 기억되는 이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장릉산에 올라 하루하루 날이 다르게 물드는 단풍을 바라보며 사색에 젖는다. 봄에 싹이 올랐던 잎새들이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면서 산의 모습도 새롭고 신기함 그 자체로 눈에 들어온다.

1971년에 경찰에 투신한 이래 정년퇴임을 하기까지 아내와 함께 한 등산경력 30년이 말해주듯 은근과 끈기의 한국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와 함께 산에 오르는 사람은 산 사람으로서 각종 필수품을 완벽하게 챙겨서 옆사람을 감동시키는 면모를 볼 수 있다. 조용하지만 늘 듬직함이 그에게서 배어나오는 품성이다.

그에게 있어 인생은 정직한 삶에의 모색의 장이다. 오랜 세월 동안 수채화를 즐겨 그리고 있는 그가 글로 다시 인생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탐미, 집중, 다독의 세월을 보내면서 2001년도 서울문학지에 수필로 등단, 인생의 황혼기의 다양한 삶의 기운들을 글로써 풀어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빨리 살려고 하지만 인생은 힘든 것, 참는 것을 많이 배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젊은 날 해병대 107기로 그런 인내의 세월을 많이 배웠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 속에서 나오는 문학을 찾아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은 20여년 동안 자기표현의 시간을 갖고 감동과 깨달음 좌표를 찾고져 합니다”늘 조용한 그가 요즘 천주교회에 출석한다. 남이 싫어하는 말을 전혀 못하는 성격과 넓은 마음이 형성되기까지의 스스로 엄격한 절제된 생활을 해 왔다.

“발표를 위한 목적적인 글을 쓴다기 보다는 내면의 세계와 사상, 삶의 독특한 형태를 부담없이 전해주는 글을 쓰고 있다”는 동료 작가들의 평처럼 덧칠하거나 치장하지 않은 글을 통해 여러 사람과 호흡하고자 한다고. 마음을 비운 모습으로 글로서 문학적 순수한 감동을 원하는 이들은 늘 채우고 살면 언젠가는 쏟아져 나오는 인생의 진수를 그에게서 배울 일이다.
<제121호 5면/2001.9.28일자>

편집국  mirae@gimponews.co.kr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