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부지 이전 문제로 한전과 주민들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포시 단체장 회의에서 부지를 이전하는 내용의 의견이 채택됐다.

시는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감정동 산43번지 일원 또는 신도시 예정지구 내에 변전소를 이전 건설하는 내용의 의견을 가까운 시일내에 한전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김포시는 김포시의회, 김포경찰서, 김포시교육청, 김포소방서, 경실련김포지부등 단체장들이 참석한 ‘지역안정협의회’에서 변전소 문제를 현안에 붙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앞서 한전 및 주민측의 입장을 듣는 자리에서 양측은 부지이전을 놓고 논쟁을 벌였으나 의견접근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주민측은 “주민들이 구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 이외에 더 이상 협의할 내용이 없다”고 못박았고 한전측은 “당장 전력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부지이전이 불가하다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주민측은 민원 감소, 공사비용 감소, 추가부지 확보 불필요 등을 내세워 감정동 산43-1번지 일원을 대안부지로 제시한 반면 한전측은 추가 공사비 과다 발생, 절대공기 부족, 부하중심지에서 원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이전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 한전측은 “김포지역 전기수요가 이미 공급능력을 초과했고 2005년경에는 145메가와트가 부족해져 정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 등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로부터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며 현 부지 설립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민측은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를 가지고 더 이상 근거 없는 유해여부 논쟁은 그만하자”면서 “자체 조사 결과 부지 이전이 오히려 공사비를 25∼30%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적극적인 검토를 요구했다.
이어진 회의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단체장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김시장의 요구에 따라 양측이 퇴장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루어졌다.

회의 후 시 관계자는 “부지 이전을 최종 의견으로 채택했다”며 “한전측에 감정동 산 43-1번지 또는 신도시 예정지구 내로 이전할 것을 건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제성을 갖지 않는 단체장회의의 결과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일반적이다.

황인문 기자  p3344@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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