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한 중학교 교사의 파면 파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실 하나가 드러났다.
이 학교는 지난 5월 교사들에게 지급된 업무용 컴퓨터에 '넷오피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교사들이 컴퓨터에서 어떤 작업을 하는지를 수시로 모니터링 했다. 이 프로그램을 삭제한 것이 해당교사에 대한 표면적인 파면 이유중 하나였다.
학교측은 교사들의 근무 이외의 활동, 즉 인터넷으로 음란물, 오락, 도박게임 등을 하지 못하도록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할 교사들의 위치를 감시의 대상으로까지 끌어내려야 할 정도로 근무관계외 컴퓨터사용이 심각한 문제였을까. 문제에 대해 일정정도 동조한다 하더라도 교사의 권위와 사회적인 시각을 생각했을 때 문제해결 방식이 그 정도 밖에 없었을까를 생각한다면 우리 교육계의 현실이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상식적으로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바로 교사들이다.
학교는 교사들의 인권을 무시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교사는 교사대로 침묵하고 여기에 동조함으로서 스스로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았다.
이 프로그램이 설치됐다는 사실은 해당교사가 파면되고 나서야 전교조 등 외부에 알려졌다.
학생들에게 책임과 권리를 가르치고 인권을 가르쳐야 할 교사들이 '인권'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셈이다.
더구나 동료교사가 파면까지 당하는 상황에서도 이 학교 교사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학교에 해당 교사외 전교조 소속 교사가 한명도 없었다는 점이 학교분위기를 단적으로 나타내고는 있지만 교사들 역시 재단과 마찬가지로 그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심각한 인권침해를 우려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대한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이지만 자유의지를 상실한 채 묵묵히 학생들에게 '복종의 미덕'을 몸소 실천한 교사들의 태도는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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