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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정치적 이용 말라
김포 신도시 계획이 발표된 후 누대에 걸친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것이라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도시가 건설되면 이들의 걱정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바라지 않는 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행복추구권이 헌법에서 보장되는 나라에서 말이다.
김포 신도시 계획 발표 후 수용지구내 주민들의 한숨섞인 소리와 함께 공영개발을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들리고 있다.
“마송택지개발을 반대한다” “양곡택지개발을 반대한다” “양촌산업단지를 반대한다” “김포 신도시를 반대한다”
이 발언들은 마송·양곡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김포 신도시예정지구 지정, 양촌산업단지 조성 임박 등 각종 사업이 계획 되면서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정치인들이 한 말이다.
지난 3월 마송·양곡택지개발예정지구가 지정되면서 김포지역구 국회의원이 “주거지역 내 택지개발을 반대하며 철회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김포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양촌면 시의원이 대책위원회 고문으로 추대됐다. 이 의원은 또 양촌산업단지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또 다른 대책위원회에도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려 했다.
A당 지구당 위원장은 신도시 예정지구가 발표되자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자족도시가 건설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가 최근 주민 대책위 모임에서는 신도시를 반대하는 발언으로 입장을 바꿨다. B당 지구당 위원장은 주민들과 함께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 행렬에 섰다.
또 C당 지구당 위원장이 어떤 발언을 하고 나올지 모를 일이다. 심지어 신도시 반대투쟁위 위원장도 지구당 부위원장이요 신도시 대책위원회 부위원장도 지구당 정책국장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주민들과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적절하게 주민들을 격려하고 독려하는 것도 좋은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곳 저곳에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 속에 2004년 총선의 유세판이 비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선량한 국민들은 대한민국 헌정 이후 약속과 책임의 정치를 갈구해 왔다. 정치인들은 공약을 걸었고 선량한 국민들은 믿음을 걸었다. 그러나 그 믿음은 번번히 空約(공약)으로 돌아왔다.
지금 허탈과 한숨에 잠긴 주민들 앞에서 당당한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들에게 이 물음을 던진다면 그들은 어떤 대답을 할까 궁금하다.
“당신들은 선량한 주민들과의 약속에 무엇을 걸겠는가?”
5대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위헌이라는 판정을 받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고, 주민들의 뜻대로 철회된 적도 한번도 없었다. 지금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한 ‘반대’라는 목소리 외에 주민들에게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가?
또한 신도시가, 각종 공영개발이 철회된다면 당신들은 김포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기업의 이윤이 최대한 보장되면서 난개발 지적을 받는 ‘시장원리에 따른 민영개발’말고 말이다.
신도시 예정지구 주민들의 한숨은 단순히 내년 총선주자들의 잔치판이 아니다. 신도시 싸움은 찬성이건, 조건부 찬성이건, 무조건 반대이건 다음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 대책은 대책위와 주민들만의 몫은 아니다.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것은 정치인들의 몫이다. 때론 다른 의견이 있으면 조율하고, 때론 갈등이 있으면 그 갈등을 치유하며 손을 잡아 주어야 한다.
적어도 20만 시민의 삶의 질을 책임지겠다고 공약할 정치인들이니 말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프랑스 격언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로 지식인·정치인으로서 사회에 갖는 고귀한 책임의식이다.
신도시와 각종 개발사업으로 시름하는 주민들사이에 정치인이나 지식인을 자처하는 이들이 있다면 행동 하나하나 숨소리 하나하나에 고귀한 책임의식을 갖길 바란다.

편집자  p4141@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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