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가 김포문화원과 공동으로 추진한 '내 고장 역사 찾기 사업' 일환으로 주민들로부터 기증 받거나 수집한 농경유물들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이 사업은 지역 내 중요 역사기록물을 발굴·수집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지역정체성 확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2009년 문화원 향토사연구소와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은 시가 인건비 등의 예산을 집행하고 향토사연구소가 자료를 취합 분류하는 방식으로 1년 동안 농기구 505점과 생활용구류 1,275점 등 1,870여점이 수집됐다.

이어 문화원은 사진작업 등을 거쳐 2012년 12월 '김포의 농기구와 생활용구’를 발간해 전국 지방문화원과 국‧공립도서관 등에 배부됐다.

하지만 사업종료 후 일부가 2013년 개관한 토탄유물전시관(통진읍)으로 옮겨졌을 뿐, 나머지 유물 등은 4년 째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는 당시 걸포동 인근 창고를 임대해 보관하던 이들 유물들을 태산패밀리파크(하성면) 내에 2013년 설치될 민속자료 전시실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 시설이 준공 후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이들 유물은 걸포동에서 하성면 봉성리 임시 창고로, 다시 신곡7지구개발사업을 앞두고 비어 있던 구(舊) 고촌초등학교로 옮겨져야만 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신곡7지구개발사업 본격화로 2013년 다시 구(舊)향산보건진료소(고촌읍)로 옮겨진 유물들은 이 건물이 도시개발사업으로 철거가 예정돼 있어 또 다른 장소로 옮겨져야 할 상황에 있다.

이러다 보니 상당수의 유물들이 유실된 것으로 나타나 이를 기증한 주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 주고 있다.

사업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수집품들이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 보관 장소를 찾았는데 비닐 거적으로만 덮여져 있었고 인상 깊게 봤던 물건들도 보이질 않았다"며 "오랜 세월 지역 농경을 일궈왔던 유물들이 관심부족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달 끝난 시의회에 보고된 행정사무감사자료에는 수집시 당시보다 300여점이 적은 1570여점이 보관 중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시 관계자는 "대곶공립어린이집으로 다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시점검과 CCTV설치로 도난에 대비하고 환풍기 등으로 보관상태가 유지되도록 하겠다"면서도 "별도의 전시 공간마련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 추진 당시 농림부장관이었던 유정복 인천시장은 시에 부지확보조건으로 농경박물관건립 지원의사를 밝혔지만 부지가 없다는 시 입장에 따라 사업이 무산됐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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