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의회가 김포도시공사의 예산안 심의를 보이콧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내년 도시공사의 시설관리본부 본예산안 심의를 위해 지난 2일 열린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에서다.
이날 도시공사 예산안 심의에 나선 의원들은 도시공사의 예산안 설명절차를 생략한 채 의원들의 질의여부를 물은 뒤 '없다'고 하자 곧바로 심의 종료를 선포했다.
2시간 가까이 순서를 기다리다 특위장에 들어 온 박상환 도시공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의원들의 심의보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개회 2분도 안 돼 종료된 심의는 공설운동장 자체개발과 풍무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한 시의원들의 시각을 문제삼은 SNS에 올라 온 도시공사 직원의 글이 화근이 됐다.
직원 A씨는 풍무역세권 개발사업 출자동의안 처리가 있은 지난 30일 '이 사업은 대학유치가 목적이 아니라 체계적인 개발이 먼저'라는 주장과 함께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며 심의에 나선 의원들을 겨냥한 듯한 글을 올렸다.
사우공설운동장 자체개발사업과 관련해서도 자신은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에서 배울 만큼 배웠다', '개발 사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글을 올린 뒤 '김포시 일부 선배들이 민관PF를 주장한다면 나는 차라리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막을 것'이라고 까지 했다.
A씨는 지역 선배인 B의원이 글을 내려 줄 것을 요구하자 글을 내린 뒤, '지역현안에 대한 의견이었는데 걱정하는 분이 있어 글을 내렸지만 울분이 올라와 글을 지운 손목을 잘라버리고 싶다'며 다시 글을 올렸다.
이어 '전문가로서 의견을 참고해 의사결정을 해달라는 의견을 표현한 것이 죄냐, 죄가 있으면 못나서 김포도시공사에 다닌 것 밖에 없다'며 글을 내려달라고 요구한 시의원을 향해 '지위가 어디서 나오는 지 아시면서 본인 아래라 생각해 하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각을 세웠다.
논란이 확산되자 세건의 글은 모두 삭제됐고 의회는 시에 감사를 요청했다.
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염선 위원장은 "자신만 똑똑하고 의원들을 바보로 만든 예산심의 의결권이 있는 의회를 경시하는 수준의 글로 밖에 볼 수 없다. 사장이 사과하겠다고 했지만 리더십에 상처난 사장의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이 건과 별개로 예산안은 축조 심의 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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