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관리사업소 지방행정서기보 표세홍

저는 올해 9월 30일자로 환경관리사업소로 임용된 신입 공무원입니다. 처음 환경관리사업소라는 기관에 임용된 사실을 들었을 때에는 생소한 이름에 앞으로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였습니다. 기관이름 속에 들어간 '환경'이라는 단어로 뜬구름 잡 듯 그에 관련된 일을 하겠다는 막연한 예상만을 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의 불안감을 안고 한 첫 출근, 그 날 공무원으로서 처음 제가 마주한 현장은 물고기폐사가 일어난 하천이었습니다. 수산시장에서나 보았던 긴 바지장화를 입고 손에는 긴 뜰채를 들고 직접 강물에 들어가서 폐사한 생선들을 치우시던 선임자분들의 모습은 저에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얘기할 때 그려지는 모습은 사무실에 있는 책상에서 업무를 하거나 민원인을 만나 일을 처리하는 정도가 주로 떠오르지만 실제로 현실 속에서 일선에 계시는 공무원분들은 저의 빈약한 상상을 넘어선 다양한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생소함에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종류의 굳은 업무를 묵묵히 하시는 선임자분들의 노고를 시민들은 저와 같이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또한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비단 환경관리사업소의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서에 종사하시는 많은 공무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어떤 종류의 일을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시민들 에게 자세히 알릴 수 있다면 공무원들도 더 보람을 느낄 것이고 공무원들은 무사안일하다는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업무에 투입되면서 저는 김포에 있는 다양한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을 지도점검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지도점검을 실시할 때 환경 관련 법규 위반 사실을 적발당한 많은 사업주 분들은 법규를 몰랐다면서 억울하다며 저희에게 오히려 큰소리로 항의하시곤 합니다. 이는 아마도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현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를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은 당장 자신이 입은 옷에 때가 묻어 더러워지면 당황하고 화를 내며 더러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지만, 막상 우리가 살아가며 함께 공유하는 자연환경이 더러워지는 것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연은 일종의 공유재로 다수의 개인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함께 활용하게 되는 공공의 재산입니다. 이러한 공유재인 자연은 현대사회에서 무절제한 개발로 인해 그 수용 가능한 한계를 넘어 결국 '공유지의 비극'을 맞이하였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써 현대 국가들은 환경관련법규를 지정하여 이를 보존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환경법규를 위반하며 사업을 운영하시는 사업주 분들의 인식의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부과하는 과태료나 벌금 등의 강제적인 방법들의 최종적인 지향점은 사업주 분들의 근본적인 인식변화에 있습니다. 자연환경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재산이자 후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아름답고 깨끗한 김포시를 저희와 함께 만들어 나가주시길 바라봅니다.

현재 임용된 지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제가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풀어내어 보았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 병아리 공무원이지만 ‘평화문화도시’ 김포를 위해 저도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앞으로의 공직생활을 보람차게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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