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미래신문 대표이사

많은 이들은 과학적이라고 믿는 것들을 데이터라는 값으로 받아들이고는 한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은 데이터보다 상위개념의 믿음과 확신이 우리를 살린다는 것이다.

앞에 있는 이가 ‘돈이 얼마나 많은가’라는 데이터는 없는 이에게 있어서는 쓰잘데기 없는 힘만 빼는 값에 해당한다. 많은 돈의 소유자에게 눌리는 값이다.

오히려 작은차의 값과 큰차의 값을 비교하지 않고 바퀴가 네개가 달린 것은 동일하다는 배짱이 사람을 괜한 파동에 밀리지 않는 마음과 힘을 나오게 한다.

언제부터인가 힘의 우의를 느끼는 이들의 갑의 데이터를 보고 동요하지 않게 되었다.
작은 집 작은 차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잔고 등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보통 시민들은 언제나 데이터에 더 이상 눌리지 않는 값이 필요하다.

바로 어떤 경우에도 밟힌 구두를 밀어내고 일어설 수 있는 무한한 용기가 그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내일의 희망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붙잡고 만들어내며 살아야하는 이들이다.

때로는 아는 것이 근심이라고 상대방이 나보다 몇십배의 우의를 점하고 있는 자본력의 소유자인가를 잊어버려야 같은 상위에서 당당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

15년전 의사에게 가슴 조려가며 물었던 어리석은 질문이 내게 있었다.
“얼마나 큰 것인가요? 그리고 얼마나 살 수 있는 거지요?”

모깃소리 만큼 작은 목소리의 용기로 겨우 물었던 부끄러운 물음이었다.
“50%에요. 사람은 누구나 죽어요.”라며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볼펜끝을 응시하며 기계적으로 말한 그 의사의 말처럼 그 당시 충격적인 말은 없었다.

“항암을 하면 얼마나 확률이 있나요?”
“70%는 확률이 있어요.”
“…”

‘그런데 만약 내가 70%에 속할지 30%에 속할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솔직하게 50%라 하니 멀쩡한 사람도 결국은 50% 인생 아닐까요? 그럼 50%가 100%예요’ 의사에게 대답하지 않은 나의 깊은 마음속 대답이었다.

그리고 비로소 독하게 살 용기를 얻었다.
그 이후 수 많은 데이터를 접하고 살지만 그 데이터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살려고 애쓰고 있다.

많은 이들이 비올 확률의 뉴스나 그밖의 온갖 수치와 데이터에 마음을 흔들리며 살아간다.
그런데 잠시뒤에 만날 일이라도 미리 매를 맞을 필요는 없는 것같이 미리부터 두려워하지는 말 일이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요즘처럼 여름이 어제인데 벌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면 그런대로 맞으며 살기로 하면 심플하다.

올해는 유난히 일기예보도 잘 안맞았다.
초강도의 더위도 마주해야 했고 보여주는 데이터들은 희망보다는 절망을 부르고 있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우리보다 더 편리한 세상에서 신나게 살 줄 알았는데 데이터에 의하면 많은 절망을 실감하고 산다.

그래서 때로는 데이터를 넘어서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새로운 창조와 질서는 자잘한 데이터보다 우선하는 가치이다.

“사람은 다 죽는다”는 의사의 차가운 말을 넘어 풀과 땅으로 깊이 뚫고 들어가는 뿌리의 맛, 바람결의 미소, 작은 새들의 지저귐을 알았다.

데이터에 의한 “약”보다 더 큰 힘으로 다가온 자연의 위대함을 통해 얼마나 자신이 작았는가를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참 다행이었다.

세상에 보여지는 값보다는 보이지 않는 값이 우리를 인도한다는 것을 조금 더 믿어보면 좋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를 무한한 세상으로 이끌어내 줄 것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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