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중심의 중세 유럽 문화가 신(申) 중심적 사고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던 유럽인들의 머리에서 나 온 것처럼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의 문화에는 시대정신이 배어 있습니다"

최해왕(58.사진) 김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인간의 의식주 생활양식에서 보편화된 철학적 가치가 지배하는 시대정신이 만들어 낸 '상징물'이 문화라고 단언한다.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고 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루려고 도(道)의 체득과 실천을 중시했던 중국 중심의 동양문화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대중문화가 주류를 이룬 한류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의 문화 콘텐츠로 빠르게 번지는 것도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찾아 온 세계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것이다.

최해왕 대표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김포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 34년간 공직에 몸담았던 김포시청 공직자였다.

공무원이었던 그가 문화를 이렇게 자신 있게 정의하는데 에는 공직에 있는 동안 다뤄 왔던 문화와 예술관련 분야의 다양한 경험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는 문화재단으로 옮기기 전까지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공무원 출신이, 뭘 안다고 문화재단' 이냐. 거나 '지시만 받다보니 창의적이지 못하다'는 등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5개월 동안 최 대표는 첫발을 땐 김포문화재단의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재평가 받고 있다.

김포문화재단이 추구해야할 가치와 농경지와 한강을 기반으로 한 김포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기획한 '문화재단과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포럼' 과 '한강하구의 옛 포구 학술조사'는 문화재단의 존재가치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체류외국인이 많은 지역적 특성에 착안해 추진 중인 다양한 문화주체간 화학적 융합을 통한 새로운 지역문화 창조는 그의 말대로 시대정신이 반영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시도다.

"문화는 그 시대의 생활패턴에서 나오기 때문에 변화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이 다양성에 있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 나라의 문화 경쟁력은 인종과 국가, 세대 간의 다양함을 융합해 새로운 창조적 문화패턴을 만들어 나가는데 있다는 최해왕 대표.

그는 소탈함과 강한 추진력, 재단의 기둥 역할을 하는 젊은 전문가 그룹과의 소통, 현장 중심의 리더십이 만들어 낸 조화를 통해 새로운 김포만의 문화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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