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난유 원장 (수한의원/대곶면)

저번 주에는 한약을 복용한 후 신부전증이 생긴 환자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나왔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아직 젊은 그 환자에게는 참 안된 일이고,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앞으로 필요할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한의사가 통초라는 약재를 처방했는데, 그 약을 달이는 원외탕전실에서 옛날에 통초로 잘못 유통되던 관목통이라는 약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관목통은 신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오래 전에 유통 및 사용이 금지되었으며, 2005년에도 통초로 둔갑되어 일부 유통된 적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위 사건은 2012년에 발생했다고 하니, 유통이나 관리하는 쪽에서 모르고 했다고 하기에는 좀 궁색하다.

필자가 한의원 한약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의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의사들은 6년간의 대학 교육 과정을 통해 본초학, 방제학, 한·양방 약리학 등을 배우면서 한약을 짓는 법을 배우며, 약을 최대한 안전하게 쓰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아직은 대부분 원내에서 직접 약을 달이고 관리를 하기 때문에 약재에도 신경을 쓴다. 두 번째는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재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제약회사를 통해서만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약재의 품질검사는 국가의 관리감독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무데서나 캐온 약재는 한의원에서 사용하지 못한다. 각 한의원에 약재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불시에 검사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절차 때문에 한의원에 공급받는 약재 가격이 더 높지만, 최대한 안전한 약을 사용할 수 있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번 사건은 후자 쪽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했다. 법원은 약을 달인 해당 원외탕전실과 약재를 관리하던 한약사에게 책임을 묻고, 또 처방을 내린 한의사에게도 관리 감독의 의무가 있다 하여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미 예전부터 금지된 약재를 둔갑해서 유통시킨 제약회사나, 그 회사를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위의“안전장치”는 잘 돌아간다. 오늘도 수많은 한의사들은 앞서 말한 이유 덕분에 안전하게 한약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사건이 관련 종사자들에게 교훈이 되어서 이런 허점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난유원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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