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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봉 미래신문 대표이사 | ||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리려 더 또렷하게 살아나는 신비한 것, 바로 살아온 기억이다.
하루의 해처럼 그렇게 뜨고 진 것 같았는데 12월까지 걸어오며 되살아나는 기억 속에서 한 해를 다시 돌아보는 아침이다.
인생은 결국 한 줄의 스토리로 남는 거로구나!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 그리고 그리움의 기억들로 가득했던 한 해.
물론 서러운 눈물도 흘리고 상처와 고독도 있던 한 해였지만 돌아보면 누군가 등 뒤에서 보살피고 도운 이들이 있었다.
언제나 현실은 늘 다 채워지지 않고 부족하게 마련인가 보다.
남이 보기에 충분하게 다 가졌다한들 그것도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완벽한 만족함과는 멀다.
보는 이마다 내려놓자고 하는 것을 보니 놓음으로써 이 모두와 존재하려는 이들이 더 많아진다. 소유의 한계는 늘 더 큰 배고픔을 불러오고야 마니까!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누군가 지켜보면서 위로하고 응원해준 기운으로 한해를 살았다는 감사함으로 동서남북에 손을 흔들며 고마움을 전한다.
사람이란 조금 어려움을 벗어나면‘이제는 살았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이들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이제는 좀 살았다는 지경을 느끼고 살기를 빌어본다.
살았다는 것, 그만큼 좋은 거다. 잘 실감나게 못 느껴서 문제랄까?
정말로 배고플 때는 물기없는 마른 빵조각이 입속에서 그렇게 달고 맛나게 느껴진다.
순간일지라도 살아있는 듯이 사는 모습이 정말 그 사람의 참 인생이다.
우린 맨 처음 맨 손으로 시작해서 고마움과 그리움의 기억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으로 가는 거다. 아직 어둠이 가시기 전 새벽녘, 서리가 내린 아침결 서리가 전등불빛에 반짝거리고 있다.
마치 작은 별들이 수없이 땅위에 펼쳐진 별 같기도 하고 보석 같다. 새로운 발견이다.
서리의 반짝임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느끼기까지는 추운 날과 차가운 느낌과 함께 온다.
언제나 그렇지만 한 쪽으로만 완벽하게 치우치게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날들 속에서 다소 여유 없이 대했던 마음들에 상처받은 주위의 사람들이 있었을 터이니 미안함은 기본이다. 너무나 흔한 아침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깨어났던 날들에 대해서는 날마다 특별한 날로 선물처럼 다가온 시간들이었음을 고맙기만 하다.
집안을 정리하면서 시골교회 종탑에 달렸던 종을 찾아냈다.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교회 언덕바지로 이끌었던 그 교회종소리가 마치 지금 귀에 들려오는 듯했다.
너무나 그리운 어린 시절의 추억, 교회종소리 탄일종이 땡땡땡 은은하게 들리던 그 탄일종소리가 이제는 가슴으로도 들리고 이상하게 눈가를 촉촉하게 적신다.
우리에게 당연한 것들도, 그렇게 고마워하지 못하던 시간들도 시간이 지나면 희귀해져서 그리움이 된다. 마음껏 그리워하고 축복하며 살 일이다.
성탄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성탄절에는 맷힌 한도 원도 풀고 못했던 고마움의 말도 풀어가며 넉넉해지자.
한 해 한해를 마감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자체가 희망이다. 바로 지금, 행복한 스토리를 쓰며 완성의 2분의 1은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 허용된 시간과 생명은 묵시적으로, 기적적으로 주어져 있는 것일 뿐, 대한민국에서 부와 명예, 부러움의 상징이던 “ 정주영도 죽더라”는 어느 촌로의 말이 진실이다.
주어진 기적적인 날들에 충실하고 은은하게 살면서 깊고 깊은 맛으로 고마워하고 그리워하는 시간 속으로 노를 저어가자!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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