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록 김포시장이 지난달 발생한 단수 사고와 최근 검찰 발표를 통해 드러난 전·현직 공직자와 산하기관 직원들의 인허가와 관련한 공직 비리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하고 돌아 온, 다음날인 지난 20일 김포시의회 정례회 시정연설을 통해서다.

유 시장은 먼저 "10월 19일부터 38시간동안 고촌정수장 송수펌프실 사고로 2만여 세대에 수돗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시정 책임자로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난 18일 검찰 수사발표를 통해 밝혀진 공직비리에 대해 "공직자의 수장으로, 산하기관을 감독해야 하는 시장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사과하고 부패 제로 청렴시책 추진을 통한 공직비리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시민과 의원들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단수로 인한 피해시민들에 대한 보상 대책이 빠져 있는데다 조사결과 보고와 원인발표 시점을 감안하면 사고원인 규명 등으로 사과가 늦어졌다는 해명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유 시장은 단수사고에 대해 사과하면서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정밀점검을 실시해 기계 오동작이 사고 원인이었음을 밝혀냈다"면서 사고원인 규명과 대책마련으로 사과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조종술 시민자치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있는데도 이들에 대한 대책이 빠졌다. 또, 사고 원인은 조사가 끝난 다음날인 11월 4일 시장에 보고됐는데도 원인규명 등으로 사과가 늦었다고 하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식적인 사고원인 발표는 시장에게 보고된 뒤, 7일이 지나 시장의 출국 다음날인 11일 상하수도사업소 보도 자료를 통해"서라며 "사과할 생각이 있었다면 출국 전 시장이 직접 원인발표와 함께 사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공직비리에 대한 사과도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한 시의원은 "사과로만 생각한다면 사과지만 내용으로 볼 때 시장의 상황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면서 "공직 비리 척결은 구호가 아닌, 내부 든 외부 든, 측근과 보은 인사를 배제한 철저한 검증이 선행되는 인사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수사로 구속된 김포시 전 공직자 A씨는 민선 5기 김포시장 인수위원회 참여했다 비서실에서 근무했고, 전 도시공사 직원 B씨는 입사 후 공사와 시청 안팎에서 시장 측근이라는 '입김'설이 끊임없이 나돌았었다.

한편, 유영근 시의회의장은 유영록 시장의 사과에 앞서 거물대리 환경오염 문제에 이은 단수사태에다 시와 도시공사 전 현직 직원들이 연루된 비리로 김포시 이미지가 실추 되고 있다며 유영록 시장을 향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강도 높은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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