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난유 원장(수한의원/대곶면)

일침(一鍼) 이구(二灸) 삼약(三藥)이라는 말은 다들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의 뜻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침은 일침이라 해서 한 번에 나아야 하고, 뜸은 두 번 떠보고 낫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침 놓는 돌팔이들은“치료 효과가 침이 제일이고, 뜸이 그 다음이고 약은 제일 못한 것이다”이렇게 말하고 다닌다.

물론 침치료 한 번에 일도쾌차(一到快差)시킨 경험은 한의사라면 다 한번쯤은 있지만, 대부분의 질환은 일반적으로 그렇게 쉽게 단숨에 치료가 되지는 않으며, 또한 침, 뜸, 약의 치료 효과에는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사용하기 나름이다.

이 말의 뜻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있는데, 하나는 단순히 치료의 편의성을 나열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一) 이(二) 삼(三)이 각각 자연의 하늘, 땅 그리고 사람인 천지인(天地人)을 말한다는 것이다.

치료의 편의성에 대한 해석은, 약재나 뜸쑥조차도 귀했던 옛날을 생각하면 수긍이 간다. 환자가 오면 보통 침은 미리 준비가 되어 있었으므로 치료를 먼저 해줄 수 있었고, 뜸과 약은 구할 수 있으면 그 후 준비해서 환자에게 해줄 수 있었다. 특히 약재는 운반과 보관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에 어려움이 많아서 삼약(三藥)이 됐을 것이다.

또 한가지 해석은 동양적인 사고에서 비롯되었는데, 침은 하늘의 기운을 사람에게 끌어들여서치료를 해주므로 천(天)이고, 땅의 기운을 받고 자란 쑥으로 뜸을 떠주는 것은 땅의 기운으로 치료하는 것이므로 지(地)이며, 약을 지을 때 주된 약재와 보조하는 약재가 사람을 다스리는 임금과 그 밑의 신하같은 관계이기 때문에 약은 인(人)이 되었다.

자연을 상징하는 천지인(天地人)은 서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침·뜸·약 도 조화를 이루어서 치료를 한다는 것이다.

일침이구삼약이라는 말이 처음 기록된 것은 한의학의 역사로 치면 비교적 최근인 17세기의 침구서적인“침구대성(鍼灸大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양계주(楊繼洲)는 그 책에 “의사에게는 침, 뜸, 약물 어느 하나도 빠트릴 수 없다”라고 했다.

동의보감도 각 병증에 대해서 약처방과 침구치료 처방이 같이 나와 있다. 어느 치료 수단이 더 좋고 나쁘고가 있지 않고, 적절하게 같이 쓰는게 제일이라는 것이다.
 

강난유 원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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