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난유 원장 (수한의원/대곶면)

최근 몇 년간 모 한방병원에서 꾸준히 “담적”이라는 병명에 대해 홍보를 해서 많은 환자들도 소화가 잘 안되면 와서“저는 담적병인가요?”라고 물어본다.

하지만 보통 한의원에 가서 그렇게 물어보면 한의사 선생님이 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담적이라는 병명은 한의사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지는 않으며, 그것도 원래 소화기가 아니라 가슴에 담(痰)이 쌓여서 가래가 잘 안뱉어지고 가슴이 답답할 때를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보통 소화기에 뭔가 쌓여서 생기는 질환은 식적(食積)이나 식울(食鬱)등으로 분류하거나 그냥 위장에 담음(痰飮)이 있다고 한다. 아마 위장에 담(痰)이 쌓여있는(積) 상태를 말하기 위해 담적이라는 용어를 원래와는 다르게 쓰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용어야 어쨌든 담적이라는 병의 증상으로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속쓰림, 그리고 부가적으로는 가스와 변비 등이 있다고 한다.

이런 증상이 있을 경우 만약 위장의 염증 등의 문제 또는 간/담의 문제가 없다면 양방에서는 위장의 운동성과 기능이 떨어진 기능성 또는 비궤양성 소화불량으로 분류하는데, 이는 위장의 염증이나 궤양 등 눈에 보이는 문제에 비해 오히려 2배 정도 더 많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양방에서는 아직 이 질환에 대해 확실한 치료법이 없고 보통 위산 분비를 조절하는 약으로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정도이다. 반면 이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는 효과가 우수해서, 한의사가 따로 없는 일본에서는 의사들이 한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질환이 다 “담적” 때문인가? 한의학에서는 같은 병이라도 원인에 대해 다양하게 보는데, 담음이 문제의 원인 중 하나이긴 하나 전부는 아니다.

스트레스같은 정서의 문제나 기운의 문제 등도 고려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 그리고 담적에 대해 “노폐물이 쌓여서 위장이 굳는다”고 하는데, 이 역시 아직은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다. 기능성 소화불량에서 위장 벽이 두꺼워지는 경우는 많은데, 위장벽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근육이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두꺼워지는 것이다.

어쨌든 만성적인 소화불량 증상이 있을 경우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한의원을 방문해서 정확한 원인을 찾고 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다. 

강난유 원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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