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장소문제 등을 놓고 우여곡절 끝에 김포시 국도 48호선 우회도로 태리 IC(고촌읍 신곡리)에 설치된 시 상징물인 '미래를 여는 문'이 설치 5년 만에 애물단지 신세가 되고 있다.

관문((關門)용으로 제작됐지만 설치 장소가 관문과 동떨어져 있는데다 조형물이 표현하는 내용 자체가 난해해 시를 상징하는 관문 기능을 재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조롱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한강신도시 조성에 따른 제2의 도약과 농경문화의 정체성 상징을 위한 관문 설치를 위해 2007년 시의회 승인을 거쳐 제안 공모와 심사를 통해 전 김포시 미협조각분과위원장인 A씨의 '미래를 여는 문'을 선정했다.

또, 작품공모와 함께 국도 48호선을 따라 고촌읍과 풍무동 사이에 위치한 천등고개를 설치 장소로 정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2007년 4월 임시회에서 천등고개가 김포시 관문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사업추진 등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장소를 이전하는 것으로 관문 설치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시는 천등고개에서 서울 시계지점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서울국토관리청과 협의에 나섰지만 협의가 결렬되면서 대안으로 국도48호선 우회도로 시작점인 고촌읍 태리IC 인근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해 2008년 4월 의회에 관문 신축 위치변경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의회는 태리IC 역시 관문으로 보기 어려워 관문 상징성이 퇴색해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며 다시 제동을 걸었다.

시는 이에 앞서 2007년 10월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자와 계약까지 해놓은 상태다.

난처하게 된 시는 시민설문 조사를 통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의회를 설득해 2009년 착공과 함께 2010년 3월 태리 IC에 '미래를 여는 문'을 준공했다.

가로 63m, 세로 14.7m, 높이 27m의 아치 형태의 좌우를 연결하는 게이트 구조물로 1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조형물이 설치되자 당시 시민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관문이 서울시와 경계지점인 고촌읍 전호리에서 무려 5km 이상 김포 내륙에 설치돼 있는데다 상징물이 표현하는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없어서다.

쌀과 물방울, 비상하는 새의 날갯짓 문양으로 김포평야와 풍요, 한강을 기반으로 한 도시발전, 시네폴리스와 한강신도시 개발을 통한 미래 비전을 담아냈다고 설명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건반 음표 같다'는 등 다른 해석을 내놓기 일쑤였다.

급기야 설치 5년 만에 유영록 시장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관문 장소문제를 놓고 입을 열었다.

철거에만 수십억 원이 소요돼 한강로 등에 평화도시 김포를 상징하는 새로운 조형물 설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구조안전진단을 받았다. 철거하는 데만도 상당한 예산이 투입돼 일단 방침이 서면 철거든, 이전이든 신축이든 방침을 정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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