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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조 김포시청 주무관 '공무원 문예대전' 금상'가슴으로 쓴 詩 한 수' 잔잔한 울림 … 병상위 외할머니 생각하며 써
   

도마위에 꼿꼿이 누워 나를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명태 눈깔이 병원 침대에 누워 나를 바라보던 외할매 그것과 닮아서 나는 주저 앉아 버렸다.

모진 한 평생을 지내고 이제는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누워있는 슬프고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눈동자를 가진 할매와 닮아서 주저 앉아 버렸다.

'괜찮다. 대가리를 내리쳐 맛있게 먹어라'고 말하는 명태를 저리 치워두고 벌게진 눈으로 퍼런 시금치를 무친다. 오늘 저녁 찬은 소박한 시금치만이라도 괜찮다.

지난달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8회 공무원 문예대전'에서 시(詩) 부문 국무총리상(금상)을 수상한 김포시청 이효조 주무관(8급·사진)의 장편시 '어느 저녁 반찬' 의 마지막 구절이다.

그녀의 시에는 한 평생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고단하고 굴곡진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난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절함이 절절히 배어 있다. 부산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이효조 주무관은 일찍이 홀로 된 외할머니에게 외손녀 이상이었고, 그녀에게 외할머니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해준 스승이었다.

성년이 되기 전까지 한 방을 쓰며 불 꺼진 방에 함께 자리에 누운 할머니는 이효주 주문관에게 자신의 얘기를 속절없이 들려줬다.

설 명절 병원을 찾은 그녀에게 할머니는 시 구절 처럼 '미안하데이, 니 집안일 시키느라 공무 많이 못시켜 미안하데이, 너거 엄마 잘 부탁한데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가나? 가면 이제는 다시 못보겠제?' 평생 돌하르방 같은 할매였는데…….

엄마 잃은 애기처럼 꺼이꺼이 우는 우리 할매 울음소리가 내 발걸음을 몇 십번 옭아맸던 올 설이 떠오른다는 그녀의 시는 읽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대학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녀는 직장생활을 하다 2012년 늦깎이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일과 후, 어려서부터 익힌 피아노 실력으로 김포시청 직장밴드에서 키보드 연주자로 봉사활동에 나서는 그녀는 짧은 기간이지만 틈틈이 공직생활 동안 경험했던 에피소드를 모아 수필도 준비 중이다.

1998년 4월부터 매년 개최되는 공무원 문예대전은 올해 인사혁신처 주최로 전·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 돼 시, 소설, 수필 등 7개 부분에서 3419편이 출품돼 대상1, 금상 6, 은상 13, 동상 30명 등 총 50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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