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❻술 빚는 정성을 이야기하다.김포의 발효 대가들이 보여주는 손맛
   
▲ 청송심씨 정월주를 빚는 이복임회장님 모습

민족마다 전통을 이어가는 술 문화는 그 민족의 혼으로 대표적인 예술품이다.
‘물은 신이, 술은 인간이 만들었다’는 말이 있 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술은 신비로운 존재요, 술이 갖는 무한한 비밀은 신화를 창조하기도 한다.

천제(天帝)의 아들 해모수와 유화와의 인연설을 만든 고구려 주몽설화, 이집트신화에 나오는 맥주,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포도주, 일본의 사케, 중국의 고량주, 러시아 보드카, 영국 위스키...

술은 자연적으로 발생되어 제각기 그 나라의 풍토와 민속을 담고있는 酒精이다. 우리 민족처럼 술 빚는 다양한 방법이 구전되는 민족은 그리 많지 않는다. 대대손손 구전 되어오던 술 빚는 방법이 조선초기만 하더라도 1,000여종(기록은 360여종)을 헤아렸다는 불씨의 명맥이 있었다.

우리 조상의 술, 맑은 청주는 자연의 섭리를 섬기는 생명가치의 선물이요.
사람의 물리적 조작없이 누룩이 천연재료들과 조화되는, 그래서 진실된 정성과 천지만물의 이치를 터득해 가는 시간의 조화로 이뤄진 청초한 이슬이며 마시면 취하는 신비스런 水이다!

   
 

옛 말에 한 고을의 정치맛은 술맛이요, 한 집안의 솜씨 맛은 장맛이라 했던가?

울타리마다의 체온과 정서가 다르듯 집안마다 환경미생물적 색채는 사뭇 다양성이 존재하기에 햇빛과 바람과 물의 조화가 곁들여진 가양주라는 공통적 테두리 안에 명가 명주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발효식품에 쉽게 응용되고있는 전통 미생물 자원은 가가호호 그 양상이 다르다.

한 어머니 한 배 속에서 같은 시기에 태어난 송일국 삼둥이도 각기 다른 얼굴과 성격으로 우리의 주말 안방극장을 독차지 하듯!

가가호호마다 에너지 흐름과 생활양식에 따라 같은 곰팡이 종일지라도 단맛을 많이 만들어내는 곰팡이가 있는가 하면, 알콜을 많이 생산해내는 효모도 존재하기에 같은 원료와 방법으로 술을 빚어도 이웃 순돌이네와 우리집 술과는 다른 맛이 나는 이유이다.

김포시농업기술센터에 가양주 문화를 소중히 섬기는 단체가 있다. 김포시양조연구회이다. 40여명이 매달 한번씩 다양한 술 빚는 수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기술을 탁마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술 빚는 정성을 이야기하다’라는 소책자 발간, 30여종의 김포가양주 제조법을 소개하는 행사도 가진 김포비주의 메카 이복임회장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회장님네 명가명주는 삼해주란다.
삼해주는 누룩과 제주법이 독특하다.
옥수수나 밀기울의 보편적인 누룩이 아닌 쌀가루로 누룩을 빚고, 고두밥 대신 구멍떡을 만들어 술이 익으면 다시 그 술이 술밥 역할로 덧술 항아리를 세 번 빚어 탄생한 술이 녹 빛 맑은 술 삼해주란다.

먼저 누룩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쌀을 2시간 남짓 불려 30여분 정도 물기를 가신 후 쌀가루로 빻는다. 이 때 입자는 백설기 떡 빚을 정도 고운 체질을 하여 쌀가루가 뭉쳐질 정도로 물을 살살 뿌려 뭉침작업으로 애누룩을 만든다. 거위 알 크기정도의 크기로 다박다박 정성스레 만들어 솔잎과 짚으로 감싼 후 항아리 소반에 담아 따뜻하고 빛과 바람이 없는 구들에 놓고 누룩을 띄운다. 노오란 연초록 보송이(곰팡이) 쌀누룩으로 성숙해 간다.
예닐곱 주 지나면 쌀누룩 즉 이화곡이 완성된다.

   
 

다음은 이화곡을 곡자로 하여 삼해주 빚는 과정을 소개해 본다.
멥쌀가루로 범벅을 만들어 이화곡자와 밑술을 빚고 닷새후 멥쌀가루와 밀가루에 익반죽 구멍떡을 만들어 중밑술을 빚는다. 다시 닷새후 멥쌀고두밥과 중밑술을 섞어 발효․숙성시킨 술이 삼해주란다.

원래 삼해주는 서울지방의 술로 십이간지의 마지막인 해일(亥日) 해시(亥時)에 빚는데, 세 번의 해일에 나눠 담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삼해주는 음력 정월 첫 해일에 담기 시작하여, 음력 2월 첫 해일에 덧술을 하고, 음력 3월 첫 해일에 다시 덧술을 하는 방법이다.

평소 술 마시기를 거북해하지 않는 필자에게 곱게 단장된 삼해주를 선사해주셨다.
그 술 맛은 ‘50대 인생의 연륜 묻은 地心깊은 썰물 밀물’ 같은 맛이라고나 할까?

술맛이란 본디 분위기에 편승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인연을 짓기도하고 밤바다를 도는 굳질긴 인연으로 끌고 가기도 하고...

이씨는 에너지의 쉼표시간이 없는 사람이다.
해가 떠오름과 동시에 낮의 에너지 12시간을 종종걸음으로 청송심씨 사인공파 19대 종손부로서의 소임을 들소처럼 해낸다. 나머지 에너지 12시간은 개인 역량개발과 김포농업 SNS마케터로서의 사명감으로 밤을 질주한다. 신비주의에 가까운 사람이다.

   
 

15,000여평의 대지에선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연신 허수아비 새 좇듯 타령같은 일타래를 수레바퀴처럼 돌리는 거친 농사꾼이며 종가 며느리로서 조상기일만도 일년이면 꼬박 12회, 차례며 종중시제며 청송심씨 심강심연원 신도비 제당 청소까지...

하지만 타고난 보드라움으로 인품도 얼굴선도 고운 사람이다. 365일 24시간을 그토록 거친 바람과 맞서며 사는 사람같지 않고, 서글서글한 맑은 눈매에 연초록 비단 저고리 진달래 빛 동의대가 어울리는 단아한 시선이다. 사려깊은 삼해주 같은 형상미학의 소유자!

그녀의 사는 모습을 소개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유기농을 꿈꾸는 스마트 아줌마’로 검색해 보면 친환경으로 지은 고추며, 쌀이며, 땅콩, 생강, 초석잠 등등에 그리고 삶 이야기가 단정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인숙 소장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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