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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응 스님의 범패 CD 제작과 불법복제경기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 류지만
   
▲ 류지만 前 김포문화원 원장

1998년 8월에 김포문화원이 제작한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범패(梵唄)CD(예능보유자:벽응(碧應)(본명 張泰男))가 불법 복제되어 유통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필자가 문화원장 재직 시 추진했던 일이라 범패 CD제작과 관련된 문서를 찾아보았다.

1997년 8월1일, 한국불교 태고종 문수사(월곶면 성동리) 주지 장태남을 갑으로, 김포문화원장을 을로 하여 체결한 합의서에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범패를 영구보존하고, 영상 및 음반으로 제작해 김포문화원, 김포군청, 국립박물관에 영구보존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또한 사업시행 경비는 을이 부담하고 저작권은 갑의 소유로 하되, 제작권은 을의 소유로 하고 불법 복제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제작한 영상과 음반은 비매품으로 전국이 국공립도서관과 대학 등에 중요무형문화재 연구에 대한 자료로서 배포․기증키로 한다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

당시 저작권과 출판권에 대한 합의를 하여 CD를 출판하는데 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1997년 6월부터 1998년 7월까지 거의 1개월에 한번 이상, 합의서(안)을 벽응 스님에게 제시했지만 동의를 얻지 못하고 번번이 거절당했었다. 그러나 스님은 문화상품은 안되고 비매품으로 출판해 준다면 동의하겠다는 것이다. 아주 힘들게 1998년 8월 1일, 위 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했고 문화상품의 꿈은 산산이 깨졌다.

음반제작을 위한 녹취는 벽응 스님이 와병중이라 스님께서 가창력이 가장 좋았을 때 녹음한 테이프를 수집했다.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고 기리는 이 불교의식 음악인 훗소리와 짓소리를 완창 하려면 장장 3일 내지 5일이 걸린다고 한다. CD 2장에 취입하기엔 너무 많은 량이어서 벽응 스님만의 특유한 훗소리 상주권공(常住勸供)중에서 할향, 등게, 정례, 창혼과 지옥게, 합장게, 화청 등만을 선곡 편집했다.

1년여의 산고 끝에 범패 CD가 출판되었다. 출판기념회에는 불교계 인사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불교방송의 전파를 타고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의 사찰에서 주문이 쇄도했다. 제작물량이 1, 2집 각 1000매 뿐이어서 이내 품절되었다. 문체부에서도 영구보존용으로 20매를 요구하여 납본했다.

1997년,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시작한 인간문화재 벽응 스님의 범패를 CD로 제작하여  재조명한 것은 나름대로 보람 있는 사업이었다.

벽응 스님의 범패는 김포문화원이 1998년 초판으로 출판한데 이어 2002년 10월, 표지를 바꾸어 두 번째 출판을 했고, 2013년에 한국불교 태고종 전통사찰 문수사 벽응문도회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벽응당 대종사]라는 표제로 출판 보급한 적이 있다.

이와 같이 그 동안 범패CD를 비매품으로만 한정 보급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불법복제를 부추긴 점도 없지 않다.  문제는 불법복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이다.

최선의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벽응 스님의 뜻을 어기는 한이 있더라도 문수사와 김포문화원이 합의하여 비매품이 아닌 문화상품화하고, 사회적 기업이 CD를 제작하여 음반시장에 유통시킨다면 어디서나 구득이 가능하게 되어 불법복제는 줄어 들것이고, 음반판매로 얻어진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면 일석이조 뜻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류지만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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