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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가장 큰 힘을 가진 나라 - 스위스 직접민주제.김석수의 직접민주-2
   
▲ 김석수 원장

올해 3월 3일. 스위스에선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시민이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 발의한 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당시 국내언론에 실린 보도내용을 보자.    

‘법안의 주요 내용은 스위스 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경영진에게 지급되는 기본급과 보너스를 1년마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기업을 매각할 때 퇴직 임원에게 지급하는 특별 보수를 폐지하는 조항도 담고 있다.

주주총회의 경영진 보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되며, 만약 이를 어기고 더 높은 보수를 지급하면 최대 6년 치 보수에 상당하는 벌금형과 징역 3년 이하의 실형 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이번 국민투표를 이끈 인물은 스위스 치약회사 '트라이볼'의 경영자이자 연방의원인 토마스 마인더다. 트라이볼은 지난 2001년 대규모 계약을 맺었던 스위스에어가 자금난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면서 부도 위기에 놓였다.

마인더는 스위스에어의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천문학적인 보수를 받는 것에 반발하여 2008년부터 청원운동을 시작해 국민투표 조건인 1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냈고 이것이 68%의찬성으로 통과된 것이다. 물론 스위스는 연방의원도 시민자격으로 이런 시민발의를 할 수가 있다.

아마도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졌으면 법조문깨나 외고 있다는 이들이 먼저 들고 일어났을 것이다. ‘사적 자치의 원칙이 무너졌다’ ‘위헌이다’ 아마 이런 주장들이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스위스 국민들은 ‘웃기지 마라’며 이 법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켰다.

법이란 국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법을 직업정치인들만 만드는 것이라고 잘못 배워온 우리들의 통념이 깨지는 순간이다.

시민이 법도 만들고 예산도 통과시키며, 의회가 만든 법을 폐기시키는 나라. 바로 스위스다. 그리고 스위스 민주주의가 바로 직접민주주의다. 물론 스위스도 대의민주제가 있다. 연방과 칸톤(자치주)과 시군단위에 정부가 있고 의회가 있다.

그러나 이들 직업정치인이나 행정가들도 시민이 언제든지 법을 만들고 예산을 통과시킬 수 있기에 시민들의 뜻에 반한 활동을 할 수는 없다. 스위스 직접민주제가 대의민주제를 보다 겸손하게 만들고 보다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스위스엔 자랑할 만한 것이 많다. 알프스산도 있고, 세계적인 은행들도 있다. 시계같은 정밀기계산업도 세계적이다. 제네바 등에 있는 유엔산하 기구들은 물론 국제적인 단체나 기관들도 스위스에 즐비하다. 해마다 세계경제를 주제로 열리는 다보스 포럼도 스위스의 조그만 산골마을에서 열린다. 

그러나 스위스국민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스위스 ‘직접민주주의’다. 그리고 이 직접민주제는 4개 국어를 사용하고, 다민족으로 이뤄져 있으며, 26개 자치주(칸톤)로 나뉘어져 있는 스위스연방을 강력하게 묶어주는 접착제 노릇을 하고 있다.

김석수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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